어느덧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감성 발라드 그룹 노을(강균성·이상곤·전우성·나성호)이 20주년 기념 앨범 ‘스물’로 돌아왔다. 멤버들은 27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지금 와서 돌아보니 당연한 것 하나 없이 기적 같은 일들이 펼쳐져 왔었다”며 “팬들께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는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하고 싶고, 멤버들 모두 20년 간 사고 하나 없이 그 자리에 있어줘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전했다.
2002년 데뷔 이래 ‘붙잡고도’ ‘청혼’ ‘그리워 그리워’ ‘전부 너였다’ ‘하지 못한 말’ ‘늦은 밤 너의 집 앞 골목길에서’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한 노을은 감성적인 음악과 호소력 있는 보컬로 많은 리스너들을 눈물짓게 했다. 나성호는 노을의 음악이 가진 힘에 대해 “4인 4색”이라며 “같이 조화롭게 노래를 부르는 속에서도 각자만의 색깔이 드러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20주년을 맞이하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감사하다는 감성이다. 이상곤은 “20이라는 숫자에 대해 큰 의미를 안 두려고 하지만 중압감은 있다”며 “운이 좋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밝혔다. 나성호는 “데뷔를 함께 한 박진영과 방시혁에게도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그런 감사의 마음을 20주년 기념 미니앨범 ‘스물’에 담았다. 나성호는 “스무 살이라는 나이는 아이가 어른이 되고, 세상의 새로움을 경험하고 진정한 자기 자신을 알아가기 시작하는 정말 특별한 나이”라며 “우리가 해왔던 것들을 돌아봄과 동시에 새롭게 변화하고 싶다는 생각도 앨범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총 6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에는 멤버들 각자가 작사·작곡에 참여한 곡이 하나씩 수록돼 더욱 특별하다. 타이틀 곡은 노을표 발라드 “우리가 남이 된다면”이다.
20주년을 맞아 팬들을 위해 전국투어와 팬미팅도 준비했다. 이상곤은 “작년까지만 해도 함성도 못 지르고 공연하는 가수나 관객 분들이나 재미 없었고 슬펐다”며 “팬들을 위해 접점을 늘리는 시간들을 많이 마련했다”고 귀띔했다.
함께 성장해 온 3040 세대 뿐 아니라 노을의 노래는 MZ세대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강균성은 “중·고등학생 친구들도 우리 멤버나 얼굴은 몰라도 노래는 다 안다”며 “K팝 뿐 아니라 발라드 감성도 많이 누리고 싶어하는 거 같아 앞으로 더 좋은 영향을 끼쳐야겠다는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전우성은 “올드하다는 느낌을 벗으날 수 있도록 스타일을 미세하게나마 계속 변화시키겠다”고 말했다.
노을의 지난 20년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소속사와의 갈등 문제도 있었고, 5년 간의 공백기를 가지기도 했다. 그 속에서도 노을은 단 한번의 물의나 사고 없이 단단한 모습을 보여 왔다. 강균성은 “20년 동안 온 보컬 그룹으로는 쎄시봉 다음인 것 같다”며 “책임감이 크고, 후배 가수들에게도 좋은 모델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멤버들과 큰 불화도 전혀 없었고, 외부적 위기가 우리를 더 단단하게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쉼없이 달려온 20년, 노을은 앞으로의 20년도 바라보고 있다. 전우성은 “흘러오다 보니 20주년이 됐는데, 앞으로 40주년, 50주년을 맞이하기 위해 건강을 열심히 챙겨보겠다”고 말했다. 강균성은 “앞으로 노을표 발라드 속에서도 신선함과 변화를 추구하겠다”며 “봄에는 생활 속 어디에나 어울리는 어쿠스틱 편곡의 이지 리스닝 트랙도 발매하고 싶다”고 전했다.
노을은 “힘들 때 우리의 노래를 듣고 위로가 됐다는 이야기가 가장 좋다”고 입을 모아 말하며 앞으로도 그런 노래를 부르겠다고 말했다. 그들이 느끼는 무거운 책임감과 팬들에 대한 사랑은 그들을 20년 동안 버티게 해 준 원동력이다. 노을은 앞으로의 각오도 당당히 전했다. “발라드라는 게 다 비슷하게 들릴 수 있지만 우리는 그 안에서 치열하게 변화하려고 노력합니다. 앞으로 전 세계에 K팝 뿐 아니라 발라드도 있다는 것을 우리만의 색깔로 보여주고 싶어요."
/한순천 기자 soon100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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