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7번째 장편 소설이다. 자신의 난민 경험을 담은 디아스포라 문학을 계속해 집필해 온 작가의 작품답게 이 작품에서도 단절과 떠남을 다룬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특히 자신이 떠나왔던 고향 잔지바르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작가의 자전적 성향이 더욱 많이 드러나 있다고 할 수 있다. 제국주의가 만연한 19세기 말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인종 간 장벽에 마주친 연인과, 반 세기 후 비슷한 처지에 처하게 된 또 다른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려 낸다. 반복되는 개인들의 이별의 역사를 사회 전체의 모습으로 승화시킨다. 작가는 그럼에도 향수나 비애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그 고통을 이해하고 살아가게 하는 이야기의 힘을 강조한다. 주인공 라시드의 모습에서 작가의 모습이 투영된다. 1만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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