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동원령으로 강제 징집된 병사들이 전장에 투입된 지 72시간 이내 대부분 전사하거나 포로로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러시아 신병들이 처한 열악환 환경과 전장 실태를 폭로하는 동영상 등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한 징집병은 동원된지 단 11일 만에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으로 배치됐다고 NYT에 밝혔다.
그는 “사격 훈련은 딱 한 번 해봤다. 탄창은 3개였다”고 했다. 또한 모스크바 제1전차연대에 속한 한 병사는 “'신병을 위한 사격 연습과 이론 훈련은 생략한다'는 발표가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뉴질랜드 RNZ 방송은 최근 우크라이나군 최전선 수색부대 소속으로 활동했다는 한 퇴역 군인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군인은 "러시아군에 새로 합류한 병사들은 훈련받지 않은 상태였고 기본적인 군사 기술도 부족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애초 이 전쟁에서 쉽게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에 교대 병력이 거의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8개월간 싸워야 했던 병사들을 상상해보라"라며 "굶주리고 있는 당신 옆에서 동료가 죽어가고 있지만 군대는 따뜻한 옷을 주지 않는다. 지원군은 변변치 않은 장비를 든 민간인뿐"이라고 했다.
이어 "포로로 잡힌 러시아 병사 중 일부는 녹슨 1970년대 소련 무기를 들고 있었다"는 목격담을 전하기도 했다.
매체는 "전투에 필요한 기본적인 물품조차 신병과 가족들이 직접 조달하고 있다"라며 “훈련센터 밖에 모인 친척들이 부츠, 모자, 방탄조끼, 배낭, 침낭, 캠핑 매트, 약, 붕대, 음식 등을 울타리를 통해 신병에게 전달하는 식”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상황에 여러 외신과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이 강제 징집한 신병들을 '총알받이'로 여기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영국 BBC는 "예비군들이 전투 훈련 없이 '인간 방패'처럼 전선에 보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전략연구소(IISS) 소속 군사 전문가 윌리엄 알베르케 역시 "러시아는 징집병들에게 필요한 것을 전혀 지급하지 않고 있다. 그들이 말 그대로 총알받이라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중부 첼랴빈스크 당국은 지난 13일 군사 훈련을 받지 않은 신병 다수가 전사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이 정확히 얼마나 전사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서방 정보기관에서는 지난 2월 24일 개전 이후 약 20만 명이 전장에 배치돼, 이중 3분의 1에서 절반에 이르는 군인들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6만~10만 명 수준이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지난 14일 신병 1만 6000명이 전투 부대에 배치됐고 일부는 5~10일간 훈련을 받았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강경파 의원 안드레이 구루레프는 러시아가 제대로 훈련받은 부대를 전투에 투입하려면 적어도 두 달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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