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조직강화특별위원회에 이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위원회에도 친윤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대거 합류했다. 조강특위가 69개에 달하는 사고당협 인선 등 당 조직 개편을 전담하는 조직이라면 예결특위 소위는 새해 예산안 심사의 실권을 쥔 곳이다. 당 내외 요직에 친윤 인사들이 포진하면서 윤심(尹心)의 영향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예결특위 간사인 이철규 의원을 비롯해 이용호·정점식·배현진·장동혁·정희용 의원 등 6명을 국민의힘 몫 예결특위 위원으로 인선했다. 6·1 재보궐선거로 당선된 장 의원을 제외한 5명 모두 친윤계로 분류되는 인물들이다.
예산소위는 각 상임위원회 심사를 마친 새해 예산안을 최종 심사·조정하는 곳이다. 사실상 예산을 최종적으로 증액·삭감을 하는 곳이다 보니 각 의원들이 자신들의 지역구 예산을 예산소위 의원들에게 청탁하는 ‘쪽지예산’이 비일비재하게 오간다.
이철규 의원은 권성동 전 원내대표·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더불어 친윤의 핵심이다. 이용호 의원은 무소속 시절 윤석열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정점식 의원은 윤 대통령의 검찰 선배이고 정희용 의원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한 바 있다. 배 의원 역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대변인을 지냈다.
국민의힘은 예결소위 구성에 대해 ‘선수와 지역을 고려해 구성했다’는 입장이지만 위원 절대다수가 윤 대통령과 인연이 있어 친윤이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친윤 내세우기’는 조강특위 구성에서도 드러났다. 국민의힘은 27일 김석기 국민의힘 사무총장 등 당연직 3명을 포함해 배 의원, 함경우 경기 광주시갑 당협위원장 등 총 7명을 조강특위 위원으로 임명했다. 함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부터 캠프에 합류한 인물이다. 조강특위의 지역 조직 정비가 사실상 공천 사전 작업이라는 점에서 당 조직 재편에 윤 대통령의 복심이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여기에 친윤계 의원 모임인 ‘민들레’도 곧 출범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당권을 정할 전당대회까지 염두에 둔 구심력 확보로 풀이된다. 다만 민들레는 이태원 참사의 여파를 고려해 11월 중순으로 첫 모임 시기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11월 1일로 예정됐던 조강특위 첫 회의 역시 애도 기간 이후로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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