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이태원 참사’가 난 골목에서 몰려 있는 인파를 밀었다는 무리에 대한 증언이 계속되는 가운데, 무리 중 하나로 지목된 ‘토끼 머리띠’ 남성이 자신은 사고 당시 이태원에 없었다며 “마녀사냥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사고 다음날 새벽 이태원 압사 참사의 생존자라며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A씨는 “내 뒤에 있던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사람이 ‘밀자 얘들아’ 이러고 지 친구들끼리 ‘밀어! 밀어!’ 했다”면서 20대 후반 가르마 펌을 하고 토끼 머리띠를 쓴 남성이 그 원인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온라인 상에서는 가르마 펌을 하고 토끼 머리띠를 쓴 남성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 쇄도했고, 일부는 사건 당일 이태원 거리를 담은 영상에 촬영된 검은 토끼띠를 쓴 남성 B씨를 지목했다. 그러면서 B씨의 얼굴이 모자이크되지 않은 채로 그대로 온라인 상에 퍼지기도 했다.
지난 31일 B씨는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혹시나 주변 지인분들이 보실까봐 해명글을 적는다”며 “저와 친구가 핼러윈 사고 현장 범인으로 마녀사냥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토끼 머리띠를 하고 그날 이태원에 방문한 사실은 맞지만, 사고 당시에 저와 친구는 이태원을 벗어난 후”라며 “그에 관한 증거도 있다”고 했다.
실제로 B씨가 함께 올린 지하철 탑승 내역을 보면 B씨는 오후 9시55분 이태원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오후 10시17분 합정역에서 내렸다. 이태원 사고 최초 신고 시각은 B씨가 합정역에서 내린 시각과 비슷한 오후 10시15분이었다.
B씨는 “오해는 할 수 있겠지만 마녀사냥은 그만 멈춰주시길 바란다”며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누리꾼들을 고소하겠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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