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6년 하계올림픽 단독 유치를 위해 서울시가 추진 중인 잠실종합운동장 리모델링 사업에서 매장문화재가 변수로 떠올랐다. 리모델링을 위해서는 주경기장을 포함한 약 7만 ㎡에 대한 매장문화재 표본조사를 진행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보존 가치가 높은 문화재가 출토될 경우 사업계획을 재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1일 정비업계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 리모델링 사업 매장문화재 표본조사’ 용역을 최근 발주했다. 범위는 주경기장 등 리모델링 사업 부지 6만 8706㎡(공공사업 일대)로 조사 기간은 과업 착수일부터 12개월이다. 다만 구체적인 면적은 추후 문화재청과 협의를 통해 조정될 수 있다.
표본조사는 문화재가 있을 수 있는 지역 일부를 조사해 정밀 발굴 조사까지 진행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조사다. 조사 결과 유적이 확인되지 않으면 공사 재개가 가능하지만 가치가 높은 문화재가 출토되면 문화재청 의견에 따라 조사·보존 방법 등을 결정해야 한다. 이 경우 공사 지연이 불가피한 것은 물론 사업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서울시는 2036년 하계올림픽 개최 유치를 위해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지었던 시설물을 개축하고 있다. 주경기장을 돔구장으로 변경하고 운동장 일대 35만 ㎡ 부지에 전시·컨벤션·업무·숙박·스포츠 시설을 구축해 마이스(MICE) 핵심 지역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송파구 전체 부지의 절반이 문화재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이라는 점이다. 서울경제가 입수한 ‘서울시 문화유적 지표조사 및 보존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송파구 면적 49.7%에 매장문화재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됐다. 실제 신천동 잠실진주아파트 재건축 현장은 삼국시대 문화재가 대거 출토되며 공사가 지연됐으며 인근 미성·크로바, 장미, 잠실주공5단지도 문화재 출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문화재를 둘러싼 문화재청과 송파구 간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풍납토성 인근 풍납2동 복합주민센터 신축 현장도 문화재로 공사가 멈추며 문화재청과 송파구청이 소송 중이다. 서강석 서울 송파구청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화재청이 과도하게 주민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문화재청장과 면담을 신청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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