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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비극이 내가 됐을수도"…추모 이어지는 대학가

예정된 축제 취소·교내 분향소 마련

대학본부·총학은 사망·부상자 확인

대학생 이진광(28) 씨가 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참사 추모 공간에서 추모 꽃을 놓은 뒤 절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가 죽었을 수도 있는데, 누가 죽겠다고 거길 가겠어요.”

지난달 29일 밤 발생한 이태원 참사로 인한 156명의 사망자 가운데 20대 사망자가 가장 많았다. 서울 주요 대학 재학생 중에서도 사망자가 확인되고 있어 대학들은 기존에 예정된 축제를 취소하거나 분향소를 마련하며 추모를 이어가고 있다.

1일 기준 사망자는 156명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상자 한 명이 사망자로 전환되면서 중상자 29명, 경상자 122명으로 부상자는 총 151명이다. 현재까지 이태원 사고 사망자는 남성 55명, 여성 101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대별 사망자는 20대가 104명으로 가장 많고 30대 31명, 10대 12명, 40대 8명, 50대 1명 등이다. 20대 사망자가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가운데 주요 대학 재학생 중에서도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각 학교는 사고 이후 학내 사망자나 부상자 발생 현황을 대학본부와 총학생회를 통해 파악하며 대응에 나섰다. 서울대·연세대·서강대·중앙대·성균관대·동국대 등 총학생회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교내 구성원의 피해를 접수했다.

현재까지 고려대 대학원생 1명, 중앙대 대학원 외국인 유학생 3명, 한양대 교환학생 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목원대에서도 재학생 사망자가 발생했다. 성균관대는 “참사 희생자를 학부모님들의 연락으로 파악하고 있어 학교에서도 현재 학내 사상자를 확인 중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외 대학들에서 사망자가 추가로 확인될 가능성도 있다. 아직 재학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사망자도 포함하면 대학생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학들은 분향소를 설치하고 행사를 취소하며 추모를 이어가고 있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학생지원부를 통해 임시 분향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임시 분향소는 인문캠퍼스 타이거플라자 앞과 자연캠퍼스 노벨광장에 설치돼 이날 오전 9시부터 5일 24시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중앙대 관계자는 “1일 오후 3시 30분까지 대학원 건물 앞에 분향소를 마련해 추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앙대 측은 지난달 31일 모든 부서에 행사를 자제하고 어쩔 수 없이 진행해야 하는 행사의 경우 안전 관리나 추모 분위기를 저해하지 않도록 하라고 알린 것으로 확인됐다. 한양대 관계자는 “한양대 교환학생인 미국인 1명이 사망해 분향소를 설치했다”면서 “행사와 축제는 이미 끝나 취소할 행사는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내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었다’는 안타까운 마음과 두려움·슬픔 등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사고 발생 직전까지 이태원에 있었다는 성균관대 대학원생 한 모(26) 씨는 “사고가 난 곳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안 가고 빠져나왔다. 나는 그나마 사고 발생 전에 거기를 떠났는데 그때까지 거기 있던 친구가 모포 등도 다 봐서 트라우마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거기 들어섰을 수도 있는 거고, 바로 나오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말했다. 동덕여대 재학생인 박 모(23) 씨도 “친구들이 모두 영상을 괜히 봤다면서 너무 스트레스 받는다고 한다”면서 “교수님들도 걱정을 많이 하셨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에 현장에서 빠져나왔다는 20대 A 씨는 “눈물만 계속 난다. 사망자가 내가 될 수도 있었던 거고, 누가 죽겠다고 거기 가겠나”라면서 슬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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