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전세계가 초인플레이션으로 치닫고 있다"며 현재의 금융 상황이 수익을 내기에 "극도로 도전적인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미 크게 하락한 주가가 향후 추가적인 폭락을 겪을 수 있다는 경고와 함께다.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엘리엇은 최근 투자자 서한에서 저금리 시대가 끝나가며 조성된 일련의 정책 환경들이 "2차 세계대전 직후 수준 혹은 그 이상의 파장을 금융시장에 불러오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1970년대 약세장과 유가 충격, 1987년 닷컴 버블 붕괴, 2008년 금융위기를 겪었다고 해서 모든 것을 봤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엘리엇은 "현재 세계는 초인플레이션으로 가는 길에 있으며 이로 인해 전세계적인 공동체 붕괴와 내란 혹은 국제적 분쟁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엘리엇은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의 원인을 수년간 진행된 완화적 통화정책이 아니라 코로나19발(發) 공급망 혼란에서 찾고 있다며 이는 "정직하지 못한 태도"라는 비판도 내놓았다.
아울러 엘리엇은 증시가 추가적으로 더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S&P지수는 1월 고점에서 20% 이상 하락했으며 나스닥지수는 1년 전에 비해 34%나 빠진 상태다. 하지만 현존하는 위험을 고려할 때 시장이 충분히 하락하지 않았다는 것이 엘리엇의 판단이다. 엘리엇은 "모든 종목에서 펼쳐졌던 랠리는 이제 역전될 것"이라며 "주가가 고점 대비 절반으로 떨어지는 것은 정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엘리엇은 폴 싱어가 1977년 설립한 헤지펀드로 현재 운용 자산이 약 560억 달러(약 79조원)에 달한다. 투자한 회사의 경영에 적극 개입하는 행동주의 펀드로 유명하며, 한국에서도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 반대하고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문제를 공격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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