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형숙박시설 가운데 최초로 주거용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을 시도한 부산 해운대구의 ‘더 에이치 스위트’가 반려 결정을 받았다. 정부가 내년 10월까지 한시적으로 숙박시설인 생활숙박시설의 용도 변경을 위해 오피스텔 건축 기준을 완화하며 제도상 여건을 마련했지만 실제 이 요건을 충족하는 사례가 나오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3일 해운대구 등에 따르면 2018년 입주한 더 에이치 스위트는 최근 주거용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구청의 공문을 받았다.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관련 부서와 협의한 결과 신청을 반려했다”면서 “신청인은 구의 보완 요청 사항을 이행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더 에이치 스위트는 전국 곳곳에서 분양된 생활숙박시설 가운데 지구단위계획상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이 가능한 몇 안 되는 단지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곳도 건축법상 오피스텔로 용도를 바꾸려면 갖춰야 할 구내 통신실 등 통신 시설과 소방 시설 등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 반려됐다.
이에 대해 김윤선 전국레지던스연합회 회장은 “지구단위계획, 주차 대수 등을 충족해 생활숙박시설 가운데 용도 변경 가능성이 그나마 높았던 더 에이치 스위트의 신청이 반려됐다는 것은 정부가 요구한 기준이 ‘바늘구멍’만큼 좁다는 의미”라며 “구청이 요구한 보완 사항을 갖춰 다시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숙박시설로 허가된 생활숙박시설이 주택으로 불법 전용되고 있다는 국회 지적을 받아들여 수분양자가 숙박업 의무 등록을 하도록 지난해 관련 법을 개정했다. 다만 실거주하는 수분양자와 임차인 등이 선의의 피해를 볼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입주한 생활숙박시설도 용도를 바꿀 수 있도록 건축 기준을 완화하고 2023년 10월 14일까지 제도 시행을 유예했다. 생활숙박시설에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건축 기준은 통상적인 주거용 오피스텔과 달리 발코니와 바닥 난방을 허용하고 전용 출입구가 따로 없어도 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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