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일 오전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과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이날 저녁에도 미상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전날 북방한계선(NLL) 이남에 떨어진 탄도미사일을 비롯해 25발가량의 미사일과 100여 발의 방사포를 퍼부은 데 이어 도발 수위를 또 높인 것이다. ICBM ‘화성 17형’은 2단 분리 이후 정상 비행을 하지 못해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남남 갈등을 부추기기 위해 한반도를 관통하는 미사일 발사나 연평도 포격과 유사한 국지적 도발을 자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조만간 7차 핵실험에 나설 개연성도 있다.
북한의 전방위 도발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압도적으로 맞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하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을 위한 킬체인,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KMPR) 등을 골자로 한 3축 체계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우리 공군의 요격미사일 실사격 훈련에서 ‘레이더 신호 오류’로 패트리엇 지대공미사일 2발 중 1발의 발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4일 밤 발사한 현무2C 탄도미사일이 강릉에서 비정상 비행 이후 후방 지역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있었다. 바로 다음 날 쏜 에이태큼스 전술지대지미사일 2발 중 1발도 비행 중 추적 신호가 끊겼다. 현무와 패트리엇·에이태큼스는 각각 킬체인·KAMD·KMPR의 핵심 무기 체계이다.
북한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한 도발을 감행한다면 실제로 즉각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안보 불안을 해소하고 평화 체제를 만들려면 더 늦기 전에 3축 체계를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 또 3일(현지 시간) 열리는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계기로 확장 억제 강화 전략을 구체화해야 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체결한 9·19 군사합의 이후 제대로 군사훈련을 하지 못했던 만큼 실전 능력을 배양하고 군 기강도 확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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