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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애도기간' 軍 간부 휴가 통제…"만만한 게 우리냐"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군 간부 사연…

장병과 간부 휴가 기준 애매해 일선에서 판단 어렵다는 의견

(이 사진은 위와 관계 없습니다. 연합뉴스)




군이 오는 5일까지 이어지는 ‘이태원 압사 참사’ 국가애도기간에 모든 간부들의 연가 사용을 자제하도록 지시한 가운데, ‘병사들 연가는 보장해주면서 간부 연가는 막는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일부 간부는 ‘자제’라는 애매한 표현 대신 ‘금지’나 허용 기준을 제시하는 등 명확한 지침을 내려야 일선에서 판단이 가능하다며 정확한 지침을 내려줄 것을 상부에 촉구했다.

자신을 육군 예하부대에서 근무하는 간부라고 밝힌 제보자 A씨는 지난 1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 ‘간부는 만만하니까’라는 글을 통해 이 같은 불만을 제기했다.

A씨에 따르면 군은 이태원 참사 애도기간 중 ▲군부대 조기(弔旗) 게양 ▲검은 리본 패용 ▲불필요한 행사 자제 및 연기·조정 ▲유가족 위로 등을 하고 있다.

또한 육군 전 간부들의 연가사용을 자제토록 하는 휴가 통제 지침이 하달됐다. 다만 병사 휴가는 정상적으로 시행된다.

이에 대해 A씨는 “이게 무슨 말이냐, 애도의 기간이니까 병사는 휴가 보내고 간부들은 휴가 가지 마라(라고 했다)”라며 “이미 기존에 휴가를 상신해 휴가 날짜만 기다리던 간부들과 그 가족들은 허탈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만만한 게 간부들이냐. 간부들은 ‘음주회식도 하지마라’, ‘휴가도 가지마라’, ‘각종 동호회 등 사적 모임 갖지 마라’ 등... 이게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육군의 현주소인가”라고 물을 뒤 “그러면서도 병사들의 민원과 헬프콜은 두려워서 병사는 정상 휴가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많은 간부들은 훈련과 각종 부대 업무로 두세달에 한 번 간신히 짬을 내어 휴가를 계획하고 부대장 눈치를 봐가면서 휴가를 사용하는데 이마저 빼앗아 가버린다면 우리의 자유와 인권과 휴식은 누가 보장해주느냐”라며 “참 슬픈 현실에 고개만 숙여진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이같은 군 당국의 지침에 ‘자제’라는 애매한 표현 대신 ‘금지’ 혹은 ○○○은 ‘허용’ 등 똑 부러진 지침을 내려달라고 요청하는 군 간부도 있었다.

자신을 육군 예하부대에서 근무하는 중간관리자 간부라고 B씨는 “이태원 사고로 육군 전 간부 휴가자제 공문이 내려왔다”며 “부대의 중간관리자로써 애매한 이런 통제가 제일 난감하다”고 밝혔다.

B씨는 “위에서는 ‘금지를 바라’고, 아래에서는 ‘불가피한 경우가 어디까지냐? 자제면 가도 되는 것 아니냐?’라고 해 난감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이런 애매한 말을 쓸 바에 ‘금지’(조문, 결혼식 등 관혼상제에 한해 허용) 혹은 ‘허용’이라고 명확하게 정한다면 불만은 있을지언정 지시하는 사람이나 지시받는 사람이나 편할 것”이라며 “예나 지금이나 ‘군 생활 할 거면 알아서 알아들어. 난 통제 안 했다’라는 뉘앙스의 단어를 사용하는 게 가장 스트레스를 받게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한 “군의 통제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지 않는 간부는 없을 것이다. 대대장, 여단장, 사단장 등 지휘관이 얼마나 희생하는 사람들인지도 잘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워딩 사용에 불만을 갖고 있다는 점은 간부라면 다들 공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게시글을 본 누리꾼들은 ‘휴가는 모두에게 평등해야 하지 않나’, ‘국가애도기간인 거 알겠으니 확실히 통제, 금지 지시를 내려야지’, ‘책임지기 싫은 행정’ 등의 반응을 남겼다.

이에 대해 육군은 “정부 지침에 따라 이태원 사고 국가 애도기간 동안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간부들의 연가 사용 자제를 지시한 바 있다”라며 “연가사용 자제를 확대 적용해 간부들의 사기가 저하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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