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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당첨자 처분기한 늘려도…'기존주택 선매도 후입주' 유지

처분기한만 6개월서 2년으로

"입주 먼저했다가 집 못팔경우

등기말소訴 등 문제 복잡해져"

잔금납부 같이 미뤄질수 있어

시행·시공사 부담 커질 우려





국토교통부가 청약 당첨자의 기존주택 처분 기한을 2년으로 늘리기로 한 가운데 ‘선(先)매도 후(後)입주’ 방침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주택 매도에 어려움을 겪는 당첨자들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해 마련된 정책이지만, 이들이 분양 받은 아파트에 입주하는 것은 여전히 제한되는데다 잔금 납부 기한이 늦어져 시공사와 시행사에 불똥이 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에서의 청약 당첨자의 기존주택 처분기한을 기존 6개월에서 2년으로 연장하면서 기존과 같이 ‘선매도 후입주’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7일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기존주택 처분기한 연장 방침이 발표되자 수분양자들 사이에서는 당첨된 아파트에 입주한 뒤 2년 동안 기존주택을 처분하는 ‘선입주 후매도’가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지만, 국토부가 이를 불허하기로 한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급규칙에서 입주 전에 매매계약서와 검인을 첨부하도록 하고 있는 만큼 이게 없으면 입주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분양자가 먼저 입주하도록 했다가 만약 2년 안에 기존주택 처분을 못할 경우, 소유권 이전 등기 말소 소송을 해야 하는 등 문제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정부 방침에 따르면 수분양자가 분양대금을 모두 납부해도 기존주택을 팔지 못하면 최장 2년간 당첨된 아파트를 공실로 둔 채 관리비를 부담해야 한다. 또 수분양자가 입주지정일까지 잔금을 치르지 않는 경우에는 관리비 외에 높은 이율의 연체이자까지 내야 한다.

시행사 및 시공사 입장에서도 부담이 커졌다. 통상 시행사가 제시하는 입주가능일은 2~3개월이지만 현재도 일부 수분양자들은 정부가 앞서 제시했던 ‘6개월’이라는 처분기한을 언급하며 분양대금 잔금 납부 시기를 늦추고 있는데, 이 기한이 2년으로 늘어날 경우 잔금을 받는 시기가 더욱 미뤄지기 때문이다. 시공사 역시 이로 인해 공사비를 받는데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 시공사 관계자는 “최장 2년이라는 기간 동안 잔금을 못 받게 되는 만큼 이 같은 조건은 사업주체 입장에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다른 관계자도 “공급계약서에 따르면 입주가능일로부터 3개월이 지날 때까지 잔금을 치르지 않으면 시행사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돼 있지만 새로운 계약자를 찾는 절차가 번거롭고 소송의 우려도 있어 몇 개월 정도는 기다려주는 것이 보통"이라면서도 “이 기간이 2년으로까지 늘어나는 것은 큰 부담”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실입주를 두고 수분양자와 겪게 될 현장에서의 갈등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수분양자 개인의 입장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이지만 사회적 측면에서는 공급 증대 효과가 사라지는 것인 만큼 사회적 낭비”라고 지적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제도의 실효성이 없다"며 “이 규정 자체가 정부가 규제지역을 만들어서 나온 것인만큼 규제지역을 대폭 완화해야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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