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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웨이브'에 민주, 상원도 내줄판…바이든 '레임덕' 맞나

[美 중간선거]공화당 상하원 싹쓸이 유력

바이든 고향 펜실베이니아도 혼전

공화당 상원 승리 확률 55% 달해

전현직 대통령 총출동 총력 유세전

인사권 행사도 못해 국정동력 상실

트럼프는 대선 재도전 탄력붙을 듯

조 바이든(오른쪽)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간)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에서 민주당 유세장에 도착해 함께 입장하고 있다.AP연합뉴스




“극좌파들이 미국을 파괴하는 것을 멈추고 싶다면 오는 화요일에 공화당에 투표해야 합니다.”(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금 당장은 최우선 순위가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민주주의가 사라지면 사람들이 상처를 입습니다.”(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둔 마지막 주말인 5일(현지 시간) 펜실베이니아에서는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 3명이 총출동해 뜨거운 유세전을 펼쳤다. 조지아·네바다와 함께 중간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이곳의 상원 의석을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향후 2년간 미국 정치 권력 구도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 막판이 될수록 공화당의 기세가 높아지는 가운데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하기 위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합동 유세를 펼쳤다.

중간선거가 임박하면서 미국 정치권의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8일 치러지는 선거가 바이든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을 좌우할 수 있는 데다 2024년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 성격까지 띠기 때문이다. 통상 ‘백악관을 쥔 정당에 대한 심판’ 성격으로 치러지던 중간선거는 이번에 인플레이션,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연방 대법원의 낙태 금지 판결 등과 맞물려 어느 때보다 복잡하게 전개됐다. 하지만 결국 최대 이슈는 ‘경제’로 모아졌고 바이든 정부와 민주당은 궁지로 몰리고 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현재 50 대 50으로 양분돼 있는 상원 선거는 그야말로 초박빙 양상이다. 총 35석(민주당 14석, 공화당 21석)을 새로 뽑는데 양당 모두 기존 지역을 한 석만 잃어도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 불과 한두 달 전까지만 해도 상원은 민주당이 지켜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으나 이달 들어 선거 판세는 공화당으로 눈에 띄게 기울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 라트로브의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 유세장에서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미 선거 분석 기관 ‘파이브서티에이트(538·대통령 선거인단 수를 의미)’는 이날 기준 상원에서 공화당이 이길 가능성을 55%로 집계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민주당의 승리 가능성이 70%에 육박했는데 주요 경합지에서 선거 흐름이 바뀐 탓이다. 대표적으로 라파엘 워녹 민주당 상원의원과 허셸 워커 공화당 후보가 대결하는 조지아주에서는 워커 후보의 승리 가능성을 58%까지 점치고 있다.

이날 전현직 대통령들이 모두 집결해 화력을 쏟아부은 펜실베이니아 역시 혼전 양상이다. 뉴욕타임스(NYT) 조사에서는 존 페터먼 민주당 후보가 메멧 오즈 공화당 후보를 5%포인트 앞선 반면 인사이더어드밴티지가 4일 공개한 조사는 오즈 후보가 2%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펜실베이니아는 바이든 대통령의 고향으로 이곳에서 패할 경우 정치적 타격은 매우 클 수밖에 없다.

435석(현 민주당 220석, 공화당 212석, 공석 3석) 전체를 새로 뽑는 하원의 경우 공화당의 승리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미 정치권의 관심은 ‘의석 수 차이’로 향하고 있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현재 민주당 우세 지역이 192곳, 공화당 우세 지역은 215곳, 경합지가 28곳이다. 공화당 입장에서는 경합지에서 3곳만 승리해도 하원 과반(218석)을 차지할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민주당의 하원 선거 전망은 너무나 어두워서 내부 전략가들 사이에서는 현재보다 20석을 잃어도 선방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

이 같은 예측대로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할 경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동력은 크게 흔들리게 된다. 임기를 2년 앞두고 레임덕 위기를 맞는 것은 물론 민주당 내부에서도 재선 포기에 대한 거센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행정부 고위직 및 연방법원 판사 임명 인준권을 갖고 있는 상원을 뺏기면 바이든 대통령은 인사권도 행사하기 어렵게 된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승리’라는 컨벤션 효과를 등에 업고 재선 가도에 탄력을 받을 것을 보인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심 참모들은 14일을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4년 대선 재도전 선언일로 논의하고 있다고 CNN이 앞서 보도했다. 공화당의 승리를 자신의 공으로 돌리는 동시에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 잠재적인 공화당 대선 후보들의 기를 꺾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는 결국 상원을 반드시 지켜내야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재대결을 명분으로 재선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필라델피아 유세에서 “이번 선거의 결과가 앞으로 수십 년을 결정할 것이고 그런 결과를 만드는 힘은 여러분 손에 달려 있다”며 “우리는 2년 전 그 힘으로 트럼프를 패배한 대통령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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