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등 주요국들의 고강도 긴축과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의 여파가 커지면서 우리 경제의 한파가 더 춥고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물가 급등 속에서 기준금리와 대출금리가 급상승하고 이로 인한 성장률 저하와 고용 악화가 우려된다. 수출과 내수의 경고등이 동시에 켜지면서 ‘경제가 긴 겨울로 접어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1%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속출하고 있다. 내년 성장률을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8%,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1.9%로 예상했다. 10월 수출은 5.7% 줄어 2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고 이 추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달라질 것 같지 않다. 물가도 5%대의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10월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올라 21년 만에 최고 상승 폭을 기록했다. 소매판매액 증가율도 6월 1.4%, 7월 1.2%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고용 한파는 더 싸늘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올해 79만 1000명에서 내년에는 8만 4000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발(發) 금리 대폭 인상의 후폭풍으로 대기업들까지 자금난에 내몰렸고 레고랜드에 이은 흥국생명 사태로 채권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증권·보험·신용카드·캐피털 등 자금 조달 시장의 악성화가 손 쓸 새 없이 번져버리면 시스템 위기를 촉발하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
경제 한파를 누그러뜨리고 돌파구를 열려면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투자와 고용을 늘려야 한다. 법인세 인하와 과감한 규제 혁파로 기업의 발목에 매달린 모래주머니부터 없애야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6일 페이스북에서 “부디 ‘경제 올인’ 국정으로 위기 극복에 머리를 맞대달라”고 한 만큼 정부와 여야는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노동·규제·교육·연금·세제 등의 구조 개혁을 서두르고 우리 기업들이 기술 초격차 확보와 인재 육성에 전념할 수 있도록 뒷받침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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