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7일 주말 사이 열린 정권 퇴진 촛불 집회를 두고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임기 5개월만에 끌어내리겠다는 것”이라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여당은 촛불 집회에 더불어민주당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고 주장하며 야당을 겨냥해 “참사를 정쟁으로 활용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정권퇴진운동 전문정당이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들이 소중한 한 표 한 표를 행사해 뽑은 대통령을 끌어내리겠다는 것은 국민을 바보취급 하는 것”이라며 “지금은 이태원 참사의 원인을 규명하고 유족을 위로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때”라고 지적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민주당이 이 불행한 사건을 정쟁화 하려는 조짐이 여기저기서 보인다”며 “국정조사를 하겠다는데 수사권도 없는 국정조사로 무엇을 밝히겠다는 것이냐. 국민 분노에 불을 지르고 이를 방패삼아 정권 퇴진운동을 벌이는 치졸한 정치를 그만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주말 사이 열린 촛불 집회에 민주당이 깊게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저녁 서울 시내에서는 ‘이심민심’이 주도한 윤석열 정권 퇴진 촉구 대회가 열렸다”라며 “이 집회에는 최대 81대의 버스가 동원됐다. 민주당 조직도 전국적으로 참가자를 동원했다”고 강조했다.
김행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이심민심의 대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선 캠프 시민소통본부 상임본부장을 맡았던 사람”이라며 “집회 공지와 참가 독려가 진행된 텔레그램 방에는 송영길 전 의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 십수명이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비대위원에 따르면 최민희 전 의원 등 전직 국회의원은 물론 민주당 소속 전현직 시군구 의원도 해당 텔레그램 방에서 활동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참사의 정쟁화를 막고 재발 방지 대책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제 애도 기간이 끝났으니 사건의 전모를 밝혀야 할 때”라며 “국민의힘은 사고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철저한 조사와 빈틈없는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역시 “그동안 대형 인명사고가 날 때마다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을 수없이 되뇌였지만 개선된 것이 하나도 없다”며 “되풀이되는 진상조사위원회와 예산낭비 보다 제대로 된 재발방지대책을 세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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