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태원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광화문에서 열린 정권퇴진 집회에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이 집회에 관련됐다는 의혹을 언급하면서 “국민 분노에 불 지르고 그걸 방패막이 삼아 퇴진 운동 벌이는 치졸한 정치를 당장 그만두라”고 요구했다.
7일 정 위원장은 국민의힘 비대위 회의에서 정권퇴진 집회를 주도한 단체 대표가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서 시민소통본부 상임본부장을 맡았고, 그가 연 텔레그램에는 민주당 전·현직 의원 등이 있었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민주당이 원하는 건 진정 윤 대통령의 퇴진이냐”고 비판했다.
또 문재인 정부 시절 대규모 인명피해를 낳은 참사를 언급하며 당시 야당이었던 국민의힘은 정권퇴진 운동을 벌이지 않았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2017년 제천스포츠센터 화재와 인천 영흥도 낚싯배 침몰 사고, 2018년 밀양 세종병원 화재, 2020년 이천 물류센터 화재 등이다.
정 위원장은 “이런 참사 벌어졌을 때 문 정권 퇴진운동을 벌인 적 있나”라며 “국민 분노에 불 지르고 그걸 방패막이 삼아 정권퇴진 운동을 벌이는 치졸한 정치를 당장 그만두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정권 퇴진운동 전문 정당인가. 당 조직을 동원해 제대로 출범도 못한 윤 대통령을 끌어내린다고 무더기 버스 동원에 나선 민주당은 국민께 사과하라"며 “국민들이 소중한 한 표로 선택한 대통령을 임기 5개월 만에 끌어내리겠단 민주당은 국민을 바보 취급하는 정당”이라고도 날을 세웠다.
또 야권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국정조사를 추진하려는 것에 대해서는 “이태원 참사 애도 기간이 끝나고 민주당이 이 불행한 사건을 정쟁화하려는 조짐이 여기저기 보인다”며 “검수완박으로 검찰 손발을 완전히 묶고 나서 이제는 경찰 수사를 못 믿겠다며 국정조사를 요구한다. 구상권도 없는 국정조사로 무슨 진실을 밝히느냐”고 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추진을 논의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여야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계속 거부, 반대하면 우리라도 다른 야당과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반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금으로선 아직 국정조사를 논할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수사 진행 상황 등 여러 가지를 봐 가며 당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특검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특검 논의를 공식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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