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총참모부가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스톰’에 대응한 군사작전을 상세히 소개했다. 총참모부는 이달 2~5일 진행한 군사작전을 일자별로 세세히 설명했는데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서는 묵인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제20차 당대회 직후부터 미국 중간선거 사이에 감행할 것으로 예상됐던 제7차 핵실험은 상당 기간 미룰 것으로 전망된다.
①ICBM 부각 안 한 北…“사실상 실패 인정”=7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총참모부는 3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사실을 특별히 부각하지 않았다. 총참모부는 작전 2일 차인 3일 “국방과학원의 요구에 따라 적의 작전 지휘 체계를 마비시키는 특수기능전투부의 동작믿음성검증을 위한 중요한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진행하도록 했다”고만 밝혔을 뿐 ICBM 정상 비행 실패 사실을 별도로 언급하지 않은 셈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실패를 간접적으로 인정했다는 방증”이라며 “북한이 ‘화성 15형’을 ‘화성 17형’으로 가장해 발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②美 전략자산 전개 않으면 도발 않겠다?=총참모부는 2일부터 5일까지 벌인 군사작전을 상세히 설명하며 한미에 미국 전략자산을 전개하지 말라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도 보인다. 역으로 해석하면 미국의 핵항공모함이나 전략폭격기 등을 한반도에 투입하지 않을 경우 당분간 숨 고르기에 들어가겠다는 얘기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침략적인 한미 군사훈련에 대해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도 초강경 대응 의지를 과시하겠다는 경고”라고 분석했다.
③11·29 핵무력 5주년 주목…“ICBM 발사→핵실험” 가능성도=북한이 미국 중간선거 이전에 7차 핵실험을 감행하는 등 섣부른 도발을 하기보다 중간선거 결과를 살펴본 뒤 국면 전환을 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북한은 미국 중간선거를 하루 앞둔 이날까지도 별다른 동향을 보이지 않고 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 역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아직까지 구체적인 징후는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단기적으로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향후 북한 행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국 국내 정치 동향을 지켜보면서 7차 핵실험, 화성 17형 재발사 시점 등을 저울질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이 이달 29일을 전후해 추가 무력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29일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핵무력 완성 선언 5주년이다. 양 총장은 “북한이 지금 핵실험을 한다고 해도 중간선거 결과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면서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기념일의 정주년을 맞아 ICBM을 먼저 쏘고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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