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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실장·민정 폐지가 정권 초반 불안 키웠다

[尹정부 출범 6개월] 성급했던 대통령실 슬림화

사정·인사·정책 조율 등 혼선

결국 정책기획수석 8월에 신설

전문가 "인력·조직 더 보강해야"

대통령실 조직도. 대통령실 홈페이지 캡처




대통령실 슬림화. 윤석열 대통령이 제왕적 대통령제를 청산하겠다며 용산 집무실 이전과 한 묶음으로 추진한 핵심 대선 공약이었다. 하지만 충분한 준비 없이 대통령실 필수 조직들을 통폐합한 탓에 정권 초기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했다는 게 정치권과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8일 기준 대통령실은 2실(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6수석(국정기획·정무·시민사회·홍보·경제·사회)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올 5월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3실·8수석 체제를 2실·5수석 체제로 감축한 뒤 지금은 국정기획수석으로 이름이 바뀐 정책기획수석을 8월 신설했다. 전임 정권과 비교하면 정책실장·민정수석·인사수석·일자리수석이 사라졌다. 장차관급 직책 4개가 한 번에 폐지된 것이다.

이는 “작지만 강하고 민첩한 대통령실을 만들겠다”는 윤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됐다. ‘옥상옥’처럼 정부 부처를 주도하는 정책실, 사정(査定)기관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민정수석실과 인사수석실 등을 없애 제왕적 통치 악습에서 벗어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 국정동력에 치명타가 된 각종 논란들 대부분이 앞서 없앤 직책들의 업무 영역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대통령실 슬림화가 성급한 조치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민정수석 폐지 이후 사정·감찰 등의 역할 수행에 공백이 생겼다. 과거 민정수석실 산하의 공직기강비서관실이 별도로 남았지만 이는 대통령실과 관련된 공직자의 비위 행위만을 감찰·조사하는 곳이기에 역할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건진법사’로 불린 민간인의 이권 개입 의혹, 김건희 여사 관련 업체들의 관저 공사 특혜 의혹 등이 불거졌을 때 대통령실 내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조직은 없었다. 대통령실이 추천한 공직 후보자들의 크고 작은 비위 문제가 심심찮게 벌어진 것도 사정기관들의 감찰 정보들을 모아 비교·검토할 수 있는 기능을 사용할 수 없었던 탓이 컸다. 심지어 이원모 인사비서관은 민간인인 부인의 대통령 해외 순방 동행 사실이 알려지며 스스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주52시간제 개편이나 취학연령 하향 등의 정책을 놓고 나타난 대통령실과 부처 간 혼란은 정책실 폐지의 부작용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이 왕수석 역할을 하면서 정책 면에서는 확실히 혼선이 줄어들었다”면서도 “이미 국정동력을 너무 많이 잃었다”고 우려했다.

결국 ‘작은 조직’보다는 ‘효율적인 조직’을 추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김대중 정부 때도 민정수석실을 폐지했다가 1년 만에 부활시켰다”며 “윤 대통령은 정치 경험이 적은 만큼 어느 역대 대통령들보다 참모 조직의 효율성이 중요하다. 정무·민정·홍보 기능의 경우 오히려 인력 및 조직을 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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