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조어 중에 ‘낄끼빠빠’라는 말이 있다.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라’의 줄임말로 모임이나 대화에 분위기 파악을 하고 융통성 있게 행동하라는 뜻이다. 표현이 조금 과격하면서도 날카롭게 느껴진다.
갑자기 ‘낄끼빠빠’라는 신조어를 꺼내어 소개한 이유는 바로 긱워커의 특장점과 매칭되기 때문이다. 긱워커는 업무 단위와 수수료 등이 정해진 상태에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단기 임시 노동자를 뜻하는데, 일하고 싶을 때 일할 수 있음이 특징이자 장점이다. 어제는 시간 되고 오늘은 안된다고 해서 인사 평가에 불이익을 받거나 일거리가 끊기는 일은 전혀 없다. 일하고 싶을 때 꼈다가 빠지고 싶을 때는 빠져도 된다.
필자가 소속된 뉴워커본부에서는 긱(gig, 임시로 할 수 있는 일) 카테고리를 개편하고 선호할만한 긱을 더 많이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긱워커 대중화를 이루는 데 이바지하는 것이 본부의 목표다.
얼마 전 대중들의 긱워커 경험(1일 알바 포함)을 알아보기 위한 조사를 진행했는데, 7대 3 정도로 ‘해봤다’는 응답이 많았다. 무엇을 주로 했는지 확인한 결과에서는 ‘이벤트 진행 보조’가 가장 많았고 ‘배달 및 운송’이 그 뒤를 이었다. 매스컴을 통해 자주 소개됐던 업이다.
미경험자들에게 경험하기 힘들었던 이유를 물어봤다. 가장 많은 대답은 ‘시간 조율의 어려움’이었다. 다음 ‘체력 부족’을 들었다. 그렇다면, 긱워커에 참여한다면 가능한 때는 언제이고 또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궁금했다. 역시, ‘주말이 좋다’는 응답이 많았고 그중에서도 오전 시간을 가장 많이 선호했다. 다음 주말 오후와 주중 오후, 주중 오전 순이었다.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은 4시간을 꼽은 이들이 가장 많았다. 다음 3시간, 그리고 시간과 무관하다는 응답도 있었다.
이 결과를 미뤄볼 때 사람들은 긱워커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다소 무겁게 느끼고 있고 오해도 있는 것 같다. 긱을 경험해보지 않은 이들 중에는 참여하고 싶어도 본인에게 딱 맞는 시간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시도를 주저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주말에 참여 가능한 긱이 상당히 많다. 또한, 짧게 1~2시간만 투자하면 할 수 있는 일도 많은데다가 신체 시계열 조사와 같이 본인이 운동하면서 신체 상태를 확인,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보상받는 긱도 있다.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긱을 통해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다.
긱워커. 무언가 젊은 세대만이 할 수 있는 전유 문화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주로 플랫폼에서 이뤄지다보니 디지털 환경에 익숙지 않은 시니어들은 더 그렇게 느낄 것이다. 하지만 긱워커는 진입장벽이 높지 않고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데이터라벨링부터 채용평가, 이벤트 진행보조 등은 현재 시니어들도 많이 참여하는 긱이다.
현재 긱워커 플랫폼 뉴워커에서 제공하고 있는 긱 카테고리는 크게 5가지로, 데이터라벨링과 이벤트, 채용평가, 크라우드소싱테스트, 케이터링 등이 바로 그것이다. 약간의 교육 과정만 거치면 중장년층도 참여할 수 있고 언제 어디서든 본인이 일하고 싶을 때 일할 수 있다.
긱워커는 특히 시니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본업 외에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생산적 활동을 통한 성취감, 그리고 재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특히, 재취업에 도움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얼마 전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발표한 중장년 구직활동 실태 자료를 보면 10명 중 7명(72.5%) 정도는 정리해고, 사업부진 등 비자발적 퇴직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취업 준비가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의 퇴직은 리스크가 크다. 때문에,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재취업 전에 다양한 긱 활동을 통해 본인의 기술을 연마할 수 있는 일, 또는 적성에 맞는 일을 재탐색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긱워커를 통해 미래를 설계하고 다가올 상황을 대비할 수 있다는 점을 전문가의 입장에서 알려주고 싶었다.
긱워커를 주제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막연하고 어렵게만 느끼고 노동 대비 가치와 보상이 적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는 이들이 많았다. 일하고 싶을 때 일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해서 할 수 있고, 고용계약 부담도 없고, 재취업을 목적으로 새로운 일을 탐색할 수 있는 이 긱을 두고 어떻게 가치가 적다고 할 수 있겠는가? 경험해보지 않고 섣불리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지금부터 긱워커에 도전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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