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 아연 광산 사고로 지하 190m 갱도에 고립됐다 221시간 만에 생환한 두 광부가 지하에서 비닐로 텐트를 짓고 불을 피우며 버틴 모습에 29년 차 소방관도 감탄했다.
당시 현장 구조 작업했던 방장석 중앙119구조본부 충청강원 특수구조대 구조팀장은 8일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전하며 그들의 대처에 놀라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소방관으로 근무한 지 올해로 29년째인 방 팀장은 “사고 당일 이후 중앙구조본부가 3교대로 투입이 돼 현장에 세 번 갔다”고 말했다.
방 팀장은 “무너졌을 때 부상을 입었다면 급격하게 체온이 떨어지고 더 어려운 상황이 벌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광산에 일하시는 직원분들이 ‘한 분이 아주 베테랑이기 때문에 그분은 현장 사정이나 이런 걸 잘 알아서 거기에 있는 시설이나 이런 것들을 잘 활용해서 대피해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날이 지날수록 먹을 게 없기 때문에 그다음에 좀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하루라도 빨리 구출을 해야 된다는 생각으로 했다”며 “구조될 때 걸어서 나왔다는 것을 봤을 때 놀라웠다”고 했다.
방 팀장은 “막상 들어갔더니 그분들이 비닐 천막을 치고 그 안에 불을 피워 놓고 걸어서 막 울고 계시는 걸 보고 이분들이 잘 버티셨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거의 쓰러져 계시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부둥켜안고 울고, 저 멀리 보니까 불 피우고 비닐 천막을 쳐 놨길래 대단한 상황이라는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 “비닐로 거의 텐트 수준으로 집을 지었다”며 “불도 화로 같은 거 위에다가 얹어서 피우고 계셔서 이분들이 그 안에서 생활하시지 않았던 분들이나 이런 기술이 없으면 저렇게 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갱도 안에 직접 들어가 보니 환경이 지하지만 안에서 산소 용접도 하시고 목재도 자르고 전기도 들어와 있어 그런 게 좀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그래도 생각도 못 했던 모습”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방 팀장은 “이런 사고들이 앞으로 발생하지 않아야겠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국민들도 어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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