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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내 풍기는 수십만개 곶감…출하 준비에 전직원 '구슬땀'

◆상주 '한시곶감' 가보니

종업원 40여명 가공작업 '분주'

작년 매출 35억, 연 120만개 생산

매년 일손 부족에 생산량 주는데

2024년 수출 지원 중단에 '막막'

경북 상주시 냉림동 한시곶감 가공공장에서 근로자들이 곶감용 감을 매달고 있다. 이현종 기자




“큰 감은 저쪽에 매달고 작은 감은 구석 쪽에 부착해주이소. 감에 흠집 나지 않도록 조심해서 작업 바랍니데이.”

8일 경북 상주시 냉림동에 위치한 곶감 가공업체 한시곶감. 이른 아침부터 이 회사 차원근 대표가 분주하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차 대표의 요청에 근로자 20여명은 박피기로 감 껍질을 깎은 뒤 일사분란하게 건조장에 감을 매달았다. 건조장 상부에는 수십만개의 곶감이 연분홍 빛깔의 자태를 뽐내며 달콤한 향기를 내뿜고 있었다.

차 대표는 “곶감 가공장 두 곳을 운영하고 있는데 40여명의 종업원이 연간 120만개 정도의 곶감을 생산한다”며 “지난해 미국에 6000만 원어치를 수출했고 유통 수익까지 합치면 연매출은 35억 원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요즘 상주시 곳곳에서는 대표 특산품인 상주곶감 출하를 앞두고 마지막 곶감 가공 작업이 한창이다. 상주곶감은 지난 2019년 ‘국가 중요 농업 유산’ 제15호로 지정된 이후 지역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감 재배 역사만 1000년에 달하는 상주시는 지난해 2500여개 농가에서 6500톤의 곶감을 생산해 2000여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미국, 캐나다, 호주, 태국, 베트남 등지로 수출된 곶감도 7억 5000만 원(약 41톤)에 달한다.



대표적인 건조 과실로 꼽히는 곶감은 당도가 우수하고 각종 영양소가 많아 간식은 물론 제수용과 수정과 등으로 주로 판매된다. 45일 안팎의 건조 과정을 거쳐 탄생하는 상주곶감은 비타민C를 비롯한 각종 영양성분이 높고 항균 효능도 탁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젊은 세대의 잇따른 유출과 농촌 고령화 등으로 일손 부족에 시달리면서 매년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다. 최대 실적을 거둔 2019년에는 3700여개 농가가 1만 2000톤의 곶감을 생산했지만 갈수록 생산량이 줄고 있다. 차 대표는 “올해는 기상이 나빠 전반적으로 감 작황이 좋지 않은 탓에 양품 출하가 예년보다 줄 것 같다”며 “국내 시장도 중요하지만 2024년부터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라 정부가 수출 물류비 지원을 중단할 예정이어서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상주에는 한시곶감과 같은 대규모 곶감 가공업체가 50여곳에 달한다. 곶감 수출 물류비 지원이 중단되면 곶감 생산과 출하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상주시는 상주곶감 경쟁력 확보를 위해 외남면에 곶감공원을 조성하고 곶감유통센터를 건립했다.

강영석 상주시장은 “상주곶감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집하, 선별, 가공, 저장, 포장, 물류센터 기능을 제공하는 곶감유통센터를 경쟁력을 강화해나가겠다”며 “대내외적인 악재가 많지만 곶감 농가에 고품질 곶감의 생산을 당부하는 한편 곶감축제와 각종 온·온프라인 홍보를 통해 상주곶감의 우수성을 알려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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