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한 탁현민 전 의전비서관이 최근 불거진 문재인 전 대통령의 ‘풍산개 국가 반환’ 논란에 대해 “풍산개들은 문 전 대통령의 소유가 아니라 ‘위탁’받아 관리하고 있던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풍산개 위탁에 대해 법적 근거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8일 탁 전 비서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공, 사를 구별 못하는 것이 문제”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풍산개를 문 전 대통령에게 ‘맡아 키워 달라’고 했다”며 “문 전 대통령은 이전부터 인연을 맺고 있던 ‘개인 소유’ 반려동물과 달리 북측으로부터 받은 풍산개들은 ‘국가 소유’고, 적절한 방안을 만들어 국가가 맡아야 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새 대통령이 부탁하고 그 약속을 바탕으로 합법적인 근거를 관련 부처가 만들겠다니 위탁을 승낙한 것”이라고 말했다.
탁 전 비서관은 윤 대통령과 정부가 합법적인 근거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아직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조선일보 보도를 따르자면 ‘대통령실이 관련 부처에 풍산개 사육·관리 예산에 관해 신중 검토 의견을 전달했다’고 한다”면서 “대통령실이든 행안부든, 풍산개들을 문 전 대통령에게 위탁하기 싫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새 위탁처를 찾았고 거기에 위탁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면 된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뭐라고 핑계를 대던 윤 대통령이 직접, 공개적으로 했던 약속도 이행하지 않는 것에 달리 변명이 있을 수 없다”며 “문 전 대통령과 곰이, 송강이(풍산개들) 사이의 연민의 문제가 아니다. 그건 국민의 힘이 걱정할 것도 아니”라고 했다.
탁 전 비서관은 “정치를 한다는 사람들이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을 구별할 줄 모르니 국민의힘이나 윤석열 정부가 참으로 걱정이다”라며 “(이 풍산개들은) 애초에 윤 대통령의 약속이 아니었다면 문 전 대통령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사달의 원인은 윤 대통령의 허언이거나 윤석열 정부의 못 지킨 약속”이라고도 덧붙였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 직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풍산개 암컷 ‘곰이’와 수컷 ‘송강이’ 등 2마리를 선물 받았다. 이들은 새끼 7마리를 낳았고 이 중 ‘다운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입양 보냈다. 퇴임 후 풍산개들은 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 사저로 함께 내려왔다.
이후 문 전 대통령 측이 풍산개들을 국가에 반환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전 정부와 현 정부 간 진실 공방이 시작됐다. 문 전 대통령 측은 풍산개 위탁에 관해 “정부가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해 (위탁 관련) 명시적 근거 규정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면서 이에 대한 진척이 없어 반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대통령실은 “문 전 대통령 측에서 풍산개를 맡아 키우기 위한 근거 규정을 마련하고자 하였으나 대통령실이 반대해 시행령이 개정되지 않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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