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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심잡기' 野에 질세라…與도 '민생예산 2조 증액' 맞불

[尹정부 출범 6개월-협치 실종 속 선심성 경쟁 난무]

장바구니 소득공제 7667억으로

금융취약계층 지원도 2522억↑

성일종(오른쪽)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산안 심사 방향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은 이철규 의원.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안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을 예고하자 여당인 국민의힘도 민생 예산 증액 계획을 발표했다. 여야 극한 대치 속에 협치가 실종된 상황에서 표(票)를 겨냥한 선심성 증액 경쟁만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8일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민생·약자·미래’를 3축으로 한 2조원 규모의 민생 예산 증액 계획을 발표했다. 국민의힘은 △민생 부담 경감 △민생 침해 범죄 근절 △사회적 약자 지원 확대 △미래 세대 지원 강화 △국민 안전·안보 확충 등 5개 분야에서 20대 주요 증액 사업을 선정했다. 민주당의 ‘민생 예산 삭감’ 공세에 맞불을 놓은 셈이다.



국민의힘의 예산 증액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은 ‘연말정산 장바구니 소득공제’다. 공제 한도를 가구당 100만 원까지 늘리기 위한 예산으로 7667억 원을 증액한다는 방침이다. 서민 대중교통 이용을 지원하기 위해 지하철·시내버스 통합 정기권을 신설(119억 원)하고 2층 전기버스 확충을 위해 101억 원을 추가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금융 취약 계층 지원을 위한 예산도 2522억 원 증액한다. 세부적으로 안심전환대출 주택 가격 요건을 9억 원으로 확대 적용하고 대출 한도도 최대 5억 원으로 늘리는 데 2342억 원이 반영된다. 고금리로 고통받는 한계 소상공인 약 3만 명에게는 시중은행 대출(1인당 3000만 원 한도)에 한해 1~2% 이자 차액을 보전하도록 180억 원을 신규 책정한다.



사회적 약자와 장애인, 중증 환자 지원 예산도 담겼다. 국민의힘은 소아·청소년 희귀 질환 치료 지원에 345억 원, 장애인 이동 편의 증진 및 중증 장애 근로자 근로 지원에 260억 원을 증액하겠다고 밝혔다. 도서·산간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186억 원, 북한 이탈 주민 지원 강화에도 18억 원의 예산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총 1666억 원을 증액해 영유아 및 장애아 어린이집 보육료 단가를 5% 추가 인상하고 보육교사 수당 인상 등도 재정 당국과 협의할 방침이다. 130억 원을 들여 현재 유료인 EBS의 중학 프리미엄 강의를 무료화하고 청년 일자리 지원에 182억 원을 추가 투입한다. 아울러 참전명예수당도 정부 안 대비 월 4만 원 씩 추가 인상(712억 원)하기로 했다.

앞서 민주당이 5조 원 규모의 ‘이재명표’ 민생 예산 증액을 예고하는 등 여야가 앞 다퉈 증액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정작 예산안 통과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거대 야당의 협조가 절실하지만 민주당은 ‘초부자 감세’ 철회 없이는 통과가 어렵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만일 연말까지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초유의 준예산 사태도 감안해야 한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국회 예산안 심의가 지연되면 될수록 정부의 지원이 늦어지게 되고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며 “법정 시한인 12월 2일까지 예산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다수당인 야당의 협조를 부탁드리며 이를 위해 열린 마음으로 협의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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