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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송이 1430만원 고급 포도 한국에 유출" 日 열도 뿔났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포도 '루비로망'…기시다·아베 총리도 즐겨 찾아

이시카와현이 14년 간 독자 개발해 엄격히 관리

감정 결과 서울 백화점에서 판매된 '루비로망'과 유전자형 일치

일본이 개발한 독자 브랜드 포도 '루비로망'./연합뉴스




‘세계에서 가장 비싼 포도’로 알려진 일본산 고급 포도 ‘루비 로망(Ruby Roman)’의 묘목이 한국으로 유출됐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일본 이시카와현이 14년에 걸쳐 독자 개발한 루비로망은 한 알 무게가 20g 이상으로 크고 당도가 18도 이상에 달한다. 올해 7월 첫 경매에서는 한 송이에 150만엔(약 1430만원)을 기록했다. 해외 수출을 시작한 2012년 이래 판매액이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에는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에서 약 6000만엔(약 5억7200만원)에 달했다. 루비로망은 총리 관저에도 납품되고 있다.

7일 뉴시스에 따르면, 지난 8월 이시카와현이 서울 시내 백화점과 고급 슈퍼마켓 등 총 3개 점포에서 ‘루비로망’ 3송이를 구입해 국가 연구기관에 감정을 의뢰했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DNA 감정 결과, 한국에서 사온 루비로망은 이시카와현산 루비로망과 유전자형이 일치했다.



이시카와현은 포도의 생육기간으로 미뤄봤을 때, 최소 5년 전에 묘목이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농가의 묘목 관리 상황을 조사했으나 정확한 유출 경로를 파악하지 못했다. 현은 엄격한 계약을 한 농가에 한정해 루비로망 묘목을 제공하고 있다.

현지 매체는 한국의 ‘가짜’ 루비로망은 일본 생산품에 비해 모양이 고르지 않고 색깔이 나쁘다고 보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입자도 작고, 당도도 떨어져 16.7도에 불과했다.

한편 국제식물신품종보호연맹(UPOV) 협약에 따르면, 출시된 지 6년 이내 신품종은 다른 나라에 품종 등록을 할 수 있다. UPOV는 우수한 식물품종의 개발과 유통을 촉진하기 위해 각국 육종가(育種家)의 권리를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이시카와현은 루비로망을 출시한 지 6년이 지났고 한국에 품종 등록도 하지 않아 재배·증식 금지등의 법적인 조치를 취할 수 없는 상태다.

대신 이시카와현은 각국에서의 루비로망 상표 출원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9월 한국 특허청에 루비로망에 대한 상표 등록을 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한국 특허청이 이를 받아들인다면 ‘루비로망’ 명칭을 사용하는 한국 농가들은 로열티(사용료) 지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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