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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희생자 명단·사진 등 ‘모든 수단 동원’이 진정한 추모인가


더불어민주당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전체의 명단과 사진을 공개해 추모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인 문진석 의원이 이연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를 확인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이 부원장은 이재명 대선 후보 선대위에서 전략본부 전략실장을 지냈다. 이 부원장은 메시지에서 “유가족과 접촉하든 모든 수단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전체 희생자 명단·사진·프로필을 확보해서 당 차원의 발표와 함께 추모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다수 유족들이 신상 공개를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희생자 명단 공개 등을 통해 ‘세월호 참사’ 때와 유사한 추모 정국으로 몰아가려는 의도라는 지적이 나왔다.

문 의원은 “사적 대화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유가족의 슬픔을 정치도구화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사람이 먼저’라고 외치던 사람들이 사람은 못될지언정 괴물은 되지 말자”는 비아냥이 나왔다. 앞서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지난달 30일 “참사는 청와대 이전 때문에 일어난 인재”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했다.

민주당은 ‘참사의 정쟁화’라는 비판을 되돌아보기는커녕 되레 불씨를 키우고 있다. 최민희 국민소통위원장은 “애도하라는데 이태원 10·29 참사에서 156명이 희생됐다는 것 외에 아는 게 없다”며 명단 공개를 재차 주장했다. 게다가 황운하 민주당 의원과 방송인 김어준 씨 등은 근거도 없이 ‘마약과의 전쟁’을 참사의 한 원인이라고 주장하면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지금 우리의 책무는 참사 원인과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 책임자를 엄중 문책하고 재발을 막기 위한 안전 매뉴얼을 만드는 것이다. ‘모든 수단·방법을 동원한 추모 공간 마련’을 진정한 추모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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