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1일부터 4박 6일 일정으로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및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잇달아 참석한다.
9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윤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일정을 공개했다. 동남아시아 순방은 취임 후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11일 출국, 프놈펜에서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정부의 새로운 아세안 정책인 '한·아세안 연대 구상'을 발표한다. 12일에는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현재 한중일 정상회의 의장국인 한국은 지난 2019년 12월 중국에서 마지막으로 열린 뒤 2년 10개월 이상 개최되지 않고 있는 3국 정상회의 재개를 제안한 바 있다. 윤 대통령 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리커창 중국 총리가 참석한다.
13일에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한다. 김 실장은 “동아시아정상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지역적·국제적 문제에 대한 우리 기본 입장을 설명하고 자유·평화·번영에 대한 한국의 적극적 기여 의지를 강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G20이 개최되는 인도네시아 발리로 이동, G20 회원국인 경제 단체와 기업 대표들이 참여하는 B20서밋(14일)에 참석할 예정이다. 15일에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식량·에너지·안보·보건세션에서 발언할 예정이다. G20을 계기로 다른 정상들의 양자 정상회담 일정도 현재 조율 중이다.
G20 정상회의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하는 만큼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시 주석과 만남을 가질 전망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중 정식회담인지 풀어사이드(약식회담)인지 조우인지 현재는 협상된 게 없다”면서도 “일단 시 주석과 회의장에서 자연스럽게 만날 것이기 때문에 그 기회를 잘 활용해서 소통이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다른 외국 정상들의 방한이 예정됨에 따라 G20 첫날인 15일 일정까지만 소화하고 밤 12시 전후로 귀국길에 오른다. 서울에는 16일 오전에 도작한다. 윤 대통령은 17일에는 한·네덜란드 정상회담을, 18일에는 한·스페인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세일즈외교, 첨단산업 공급망 강화, 디지털 파트너십 기반구축 등을 '3대 경제 키워드'로 꼽았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김 실장의 브리핑에 이어 “아세안은 세계 5대 경제권이며, 우리나라 2위 교역 대상이자 2위 해외 투자 대상”이라며 “정상 세일즈 외교의 시작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팀코리아'가 다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수석은 아세안이 떠오르는 글로벌 생산 거점이라는 점, 풍부한 핵심 광물과 원자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 거대한 소비시장이라는 점 등에서 경제 안보 측면의 전략적 중요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는 캄보디아는 지난 10년 동안 연 7% 이상의 경제 성장을 기록 중인 메콩 지역의 허브 국가다.
최 수석은 또 G20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인도네시아에 대해 “아세안 최대 경제 규모를 보유한 핵심 파트너 국가”라고 설명했다. 이번 G20 정상회의 주제는 '함께 하는 회복, 보다 강한 회복'이며, 3개 세션에서 △식량 에너지와 안보 △보건 △디지털 전환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세션에서 발언한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 도중 인도네시아 현지진출 기업인과 오찬 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재계 협의체인 'B20 서밋'에서 글로벌 협력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과의 면담도 추진된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양국의 주요 기업인들이 참석하는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도 참석해 경제협력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최 수석은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과 관련해 “양국 정부와 기업들이 신수도 건설, 핵심 광물, 디지털 등 양국의 협력 사업을 논의하고 다수의 MOU(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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