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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8월 전투기 추락, 연료분사 노즐에 낀 이물질 탓"

'F-4E 서해 추락' 사건조사 결과 발표

노즐 이물질로 연료 비정상 분사돼

화염이 연소실 뚫고 연료탱크 훼손

비상조치에도 연료 누수로 화재 번져

조종사 민간 없는 해상에서 비상탈출

79년 도입 기체이지만 노후화탓 아냐

공군 F-4 팬텀 전투기 비행 장면. 사진은 이번 추락사고와는 관계 없음. 사진제공=공군




지난 8월 12일 우리 공군 F-4E 팬텀 전투기의 추락으로 이어졌던 엔진화재의 원인이 엔진 내 연료분사 노즐에 낀 이물질 때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공군은 9일 국방부 기자실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사고대책위원회의 조사결과 브리핑을 실시했다. 해당 사고기는 2022년 8월 12일 서해 상에서 임무를 마치고 수원기지로 귀환하던 중 오후 12시 20분 무렵 경기도 화성시 전곡항 남쪽 9km 지점에 추락한 공군 제 10전투비행단 소속 F-4E였다. 공군은 해당 사고기 잔해의 약 80%를 한달여간의 노력 끝에 수거해 조사했다. 그 결과 사고 원인은 기체 노후화나 정비 결함이 아닌 연료분사 노즐에 낀 이물질인 것으로 밝혀졌다.

공군에 따르면 전투기 엔진의 연료 분사노즐에는 카본(탄소)이나 이물질이 끼어 비정상적인 연료 분사를 일으킨다. 이번 추락기의 경우도 사고 당시 이물질로 인해 오른쪽 엔진 노즐의 비정상적인 연료 분사기 이뤄졌다. 특히 연료 분사가 한쪽으로 치우쳐 연소가 됐는데 그 결과 해당 방향의 연소실 벽면이 열을 과하게 받아 취약해지면서 파괴됐다. 이로 인해 연소실 내부에서만 통제돼야 할 연소 화염이 엔진 내부와 외부로 퍼져나갔다. 당시 화염 온도는 섭시 약 1950도, 압력은 약 190psi(1평방인치당 190파운드의 무게가 가해지는 수준)로 추정됐다. 이 같은 초고압,초고온으로 연소실을 뚫고 나간 화염은 공교롭게도 엔진 연료탱크 하부를 치고 올라갔다. 이처럼 연료 탱크가 손상됨에 따라 당시 조종사들의 적절한 비상조치(엔진공급 연료차단, 전원 스위치 오프)에도 불구하고 연료탱크에서 연료 유출이 지속되고 불길을 더 이상 막기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 해당 화재는 2개의 엔진 중 오른쪽 엔진에서 시작됐고, 이후 왼쪽 엔진으로도 번졌다.



조종사들은 위급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조치를 취하며 민가가 없는 해안가 지역으로 기수를 돌린 뒤 비상 탈출을 했다. 덕분에 민간의 피해는 없었고, 전투기는 해저의 펄에 깊이 처박혔다. 두 조종사는 큰 부상 없이 무사히 구조됐다.

이번 사고기는 1979년 4월 도입된 기체다. 다만 노후화가 이번 사고의 원인은 아니었다고 공군은 평가했다. 노즐의 이물질은 기체 노후화와 관계 없이 상대적으로 기령이 낮은 항공기에서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연료분사 노즐에 대한 마지막 엔진주기 정검은 지난해 3월 23일 이뤄졌다. 점검 이후 사고 당시까지 116시간 사용된 상태였다.

우리 공군은 전투기에 대한 엔진주기 정검을 각각 100시간, 300시간, 600시간의 사용주기마다 점검항목을 높여 실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균열은 없는지 비파괴검사를 실시하기도 하고, 비디오스코프로 육안점검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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