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에서 직원의 휴대전화를 일괄 수거해 보관하는 방식으로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는 행위는 행동의 자유와 통신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 행위라는 국가인권위원회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A공사 사장에게 “항공보안요원의 휴대전화를 일괄 수거해 보관하는 방식으로 근무 중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지 않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하여 시행하라”고 권고했다고 10일 밝혔다.
A공사의 자회사 소속 직원인 B씨는 업무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공사가 소속 직원들에게 근무 중 휴대전화를 보관함에 두고 일절 사용하지 못하게 했으며, 수시로 휴대전화를 보관함에 두었는지 감시했다며 인권위 진정을 제기했다.
A공사 사장과 자회사 사장은 “항공보안업무 실패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지난해 6월 22일부터 7월 7일까지 합동 항공보안 현장 정밀진단을 실시한 결과, 휴대전화 및 스마트워치 등의 전자기기 사용 시 항공보안요원의 집중력이 저하된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이후 A공사 사장은 지난해 8월 항공보안요원들의 업무 목적 외에 전자기기 사용 등을 금지하도록 ‘항공보안 표준절차서’를 개정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회사 사장은 보안검색 실패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자체적으로 업무 목적 외 휴대전화 사용 금지 지침을 다시 강조하면서 근무지 현장에 휴대전화 보관함을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인권위는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항공보안요원의 근무 중 보안검색 업무의 위해요인을 제거한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A공사 내부 지침에 근무 중 휴대전화 사용 금지 등에 대한 규정이 없고, 노사합의가 이뤄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항공보안요원의 업무 중 휴대전화 사용은 금지하되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이같은 행위는 당사자의 동의나 규정상 근거 없이 일반적 행동의 자유 및 통신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항공보안요원 근무 중 휴대전화를 일괄 수거, 보관하는 방식으로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지 않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해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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