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내년에 각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사회 재난 안전도 진단을 실시한다.
김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1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각 지역의 위험성을 사전에 진단하고 지역마다 다른 특성에 기초한 맞춤형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김 본부장은 "지역의 위치·도시화 정도에 따라 위험의 양상이 다르다"면서 "위험 양상에 따라 다른 처방을 통해 지역사회 전체의 안전도를 높여간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행안부 소관인 재난안전통신망, 국가재난관리시스템(NDMS), 재난문자 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문제점을 철저하게 점검해 개선 방안이 잘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0월 29일 서울시가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 호텔 앞 긴급사고로 현재 교통통제 중. 차량 우회바랍니다'라는 재난문자를 처음으로 보낸 시각은 오후 11시 56분으로 참사가 발생한 10시 15분에서 1시간 41분이 지난 시간이다. 용산구가 처음 재난문자를 보낸 시각은 이보다도 늦은 다음날 오전 0시 11분이었다.
이에 앞서 참사 당일 오후 10시 53분 행안부는 국가재난관리시스템으로 서울시와 용산구에 재난문자 발송, 현장상황관 파견 등을 지시했다. 이런 지시에도 지자체의 재난문자 발송이 늦어지자 행안부는 재난문자 발송을 재차 지시했다.
김 본부장은 행안부가 직접 재난문자를 발송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현지 사정을 잘 아는 각 기관에서 재난문자의 내용을 만들어서 주민들한테 보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답했다.
행안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은 윤석열 대통령 지시사항을 참사 당일 오후 11시 37분 전달받고 나서 다음날 0시 16분에 재난정보관리시스템에서 정부부처와 지자체 등에 통보하기까지 39분이 걸렸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상황 자체가 워낙 급박하다 보니까 대통령 지시사항도 우선 언론 보도를 통해 전파가 됐다. 그 내용을 정리하면서 시간이 소요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번 참사에서 무용지물이었던 재난안전통신망에 서울소방은 아예 빠져있다는 지적에는 "서울소방은 119 시스템과 재난안전통신망이 연계되지 않아 연결하기 위해 작업 중"이라며 "다른 지역의 소방통신과 재난안전통신망은 다 연결돼 서울소방 같은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행안부 내부의 대응 문제점에 대한 감사 등 계획 여부에 대해서는 "보고 체계나 재난안전통신망 등 미진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제도적 개선 방안에 집중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