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이혁(22)이 프랑스 최고 권위의 콩쿠르로 꼽히는 롱 티보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공동 우승했다. 롱 티보 콩쿠르는 세계적 권위의 콩쿠르를 분류할 때 빠지지 않는 곳으로, 2001년 우승한 임동혁 이후 피아노 부문에서는 21년만에 한국인이 1위에 올랐다. 전 부문 통틀어 한국인 우승은 역대 네 번째다.
이혁은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샤를레 극장에서 열린 롱 티보 콩쿠르 피아노 부문 결선 경연에서 공동 1위에 올랐다고 금호문화재단이 전했다. 그는 이날 경연에서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연주했다. 공동 우승자는 생상스의 피아노 협주곡 제5번을 연주한 일본의 피아니스트 마사야 카메이(20)였다. 올해 콩쿠르에는 41개국에서 112명이 지원했으며, 결선에서는 최종 6명의 연주자가 겨뤘다. 이혁과 함께 결선에 오른 또 다른 한국인 피아니스트 노희성(25)은 5위를 기록했다.
롱 티보 콩쿠르는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마르그리트 롱과 바이올리니스트 자크 티보가 1943년 창설한 음악 경연대회다. 프랑스 파리에서 피아노·바이올린·성악 부문을 돌아가며 3년 또는 2년 주기로 열린다. 젊은 음악가들의 국제적 성장을 목표로 입상자들에게 재정 지원, 경력 개발, 연주 투어, 홍보, 음반 녹음, 악기 대여 등 여러 방면에서 지원을 한다.
이 콩쿠르의 주요 우승자로는 1회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상송 프랑수아를 비롯해 피아니스트 파울 바두라스코다, 장필립 콜라드, 블라디미르 펠츠만, 에비 아키코, 엘리자베스 레온스카야, 바이올리니스트 미셸 오클레어, 크리스티안 페라스, 블라디미르 스피바코프 등이 있다. 한국인 중에서는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처음으로 2001년 1위에 올랐으며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와 성악가인 베이스 심기환이 각각 2008년과 2011년 우승을 차지했다. 피아니스트 안종도는 2011년 1위 없는 2위에 입상한 바 있다.
이혁은 작년 10월 세계 최고 권위의 쇼팽 콩쿠르에서 한국인 중 유일하게 결선에 진출하며 주목을 받은 피아니스트다. 비록 입상하지는 못했지만 그 해 12월 열린 프랑스 아니마토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그는 3살에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함께 시작했고, 선화예술학교 부속 선화음악영재아카데미에서 정규 음악 교육을 받았다. 무대에는 2012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했다. 2014년부터는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음악원에서 블라디미르 옵친니코프를 사사했고, 현재 파리 에콜 노르말 음악원의 마리안 리비츠키 교수 문하에서 최고연주자과정을 밟고 있다.
금호문화재단은 이혁이 이번 콩쿠르 공동 우승으로 상금 2만7500유로(약 3755만원)을 받게 된다고 전했다. 그를 비롯한 수상자들은 부상으로 수상자 음악회와 더불어 그슈타트 신년 축제, 리옹 쇼팽 협회, 치프라 재단 축제 등 20여 개의 세계적인 음악 축제에 초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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