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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몸값' 진선규, 연기에 진심인 배우가 연습에 매진했을 때

티빙 '몸값' 배우 진선규 / 사진=티빙




볼 때마다 다른 사람 같다. 악인이든 선인이든 자유롭게 넘나든다. 캐릭터 그 자체가 되는 그의 연기는 원테이크에서 더 빛났다. 날 것 그대로의 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티빙 오리지널 ‘몸값’의 배우 진선규다.

‘몸값’(극본 전우성·최병윤·곽재민/연출 전우성)은 서로의 몸값을 두고 흥정하던 형수(진선규), 주영(전종서), 극렬(장률)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에 갇힌 후, 각자 마지막 기회를 붙잡기 위해 위험한 거래를 시작하며 광기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다. 이충현 감독이 연출한 14분가량의 단편 ‘몸 값’이 원작으로, 전우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으면서 약 180분으로 늘어났다. 작품은 지난달 28일 공개된 이후 입소문을 타면서 OTT 서비스 콘텐츠 통합 1위(키노라이츠 기준)를 하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진선규는 처녀를 원하는 중년 남자 형수 역을 맡았다. 형수는 시골 모텔방에서 여고생 주영(전종서)을 만나 몸값을 흥정하다가, 도리어 자신이 장기 매매 희생자로 몸값의 주인공이 된다. 그러다가 지진으로 인해 기적적으로 살아남고, 각자 다른 목적의 주영, 극렬과 함께 탈출하려고 고군분투한다.

“이전부터 단편 ‘몸 값’을 아주 좋아했어요. 대단한 작품이라고 느꼈던 관객 중 한 명이었죠. 처음 ‘몸값’ 대본을 받고 단편이 생각나긴 했지만, 뒷부분 이야기가 흥미롭고 말의 재미도 아주 컸어요. 그래서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바로 하고 싶다고 연락을 드렸어요.”

/ 사진=티빙 '몸값' 스틸


1부 속 형수는 원작 캐릭터와 비슷한 듯 다르다. 진선규는 세고 무섭기까지 한 원작의 형수를 연기한 배우 박형수의 힘을 인상 깊게 봤다. 다만 6부작을 끌고 가려면 캐릭터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삭막하게 이끌면 안 될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형수라는 인물을 순간순간 어리숙하지만 똑똑하게 대처하는 사람이에요. 계속 실수가 유발되고 사람을 잘 믿기도 하고요. 살기 위한 사람의 본연의 모습이 잘 보이길 원했어요. 그래서 무겁지만은 않게, 그런 상황에서도 말도 안 되는 농담을 던질 수 있는 캐릭터를 플러스 시켰죠.”

진선규는 작품 내내 속옷 차림으로 등장한다. 그는 첫 촬영부터 팬티만 입고 있는 것이 민망하기도 했지만, 10~15분가량 원테이크로 촬영한 덕분에 불편함도 잠시 잊었다. 민망함이 사라지니 춤도 추고 다양한 애드리브까지 시도했다. 상황을 유쾌하게 만들어가는 캐릭터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옷을 안 입었으면 좋겠다는 말도 했어요. 안전상의 문제도 있고 액션도 많으니까 후반에는 입게 됐죠. 캐릭터를 만들 때 감독님과 가장 많이 이야기한 것은 만화 ‘원피스’에서 팬티만 입고 나오는 캐릭터 프랭키예요.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인데, 세지만 귀엽기도 하거든요. 형수도 프랭키같이 점퍼와 장화가 시그니처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어요.”(웃음)





형수는 폐허가 된 건물에서 몇 번의 죽을 위기를 넘긴다. 거의 매 신마다 있을 정도. 맨몸으로 액션 연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한 달 전부터 액션을 짜고 무술 감독에게 컨펌을 받는 과정을 거쳤다. 원테이크 기법으로 촬영을 이어가기 때문에 대사를 주고받는 것은 물론, 액션 동작 하나하나 동료 배우들과 철저한 연습을 거쳤다. 피나는 노력 끝에 액션 신은 다른 촬영보다 더 빨리 끝낼 수 있었다.

“저뿐만 아니라 카메라가 계속 움직이다 보니 모든 스태프들이 카메라 동선에 따라 모두가 움직여야 했어요. 그래서 현장 모든 스태프가 집중하고 긴장하고 있었죠. ‘저렇게 열심히 하고 계신데 내가 대사를 틀려서 NG 나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매 테이크마다 똑같을 수 없고 변수가 생겨나는데 가장 무난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게 연습이었고요. 실수가 덜 나기 위해 연습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대사량이 엄청나요. 연극 연습을 하는 식으로 했죠. 제가 대사에 크게 한번 치였을 때가 예전에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할 때였거든요. 그때도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어요. 이번에도 한 달 반 전부터 숙지를 목적을 계속 읽고 외우고, 파트별로 단락별로 연습하는 식으로 시간을 보냈어요.”



전 감독부터 후배 배우 전종서, 장률 등은 모두 이런 진선규에게 의지했다. 그럴수록 진선규는 연극을 했던 경험을 살려 연습을 이끌고, 디테일을 채웠다. 주연부터 조연, 단역 배우들까지 함께 고생해 줘 모두 기억에 남는다. 부담도 있었지만 뿌듯함이 더 크다.

“장률은 섬세함의 극치예요. 선배 배우가 돋보이게 만드는 장점을 찾아내고 질문도 많이 해요. 모든 장면, 모든 컷의 세부적인 것들을 많이 이야기했는데 어느 순간에 ‘선배님 이 급한 상황에서 윽박지를 때 코로 숨을 쉬어야 할까요? 입으로 숨을 쉬어야 할까요?’라고 질문하더라고요. 너무 기억에 남아요. ‘누가 이런 질문을 하지?’라는 신선함이 있었거든요. ‘연기에 대해 이 정도로 섬세하게 생각하는구나’ 싶어서 답을 잘 해줬는데, 그날 저녁을 먹으면서 ‘내가 아까 대답은 했는데 숨은 아무 때도 쉬어도 되지 않냐'고 했어요.”(웃음)

작품이 큰 호응을 얻고 있지만 체감하진 못하고 있다. 영화와 다르게 OTT서비스의 즉각적인 반응을 어디서 느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간혹 호평이 담긴 기사를 보고 가늠할 뿐이다. 그는 “‘형수 제발 옷 좀 입혀줘'라는 반응은 기억에 남는다. 잘 봐준 것 같다”며 “주위 분들은 나에 대한 느낌보다 ‘고생한 만큼 재밌더라. 작품이 굉장히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기분 좋았다”고 만족해했다.

“시즌2에 대한 부분은 저도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어요. 반응이 더더욱 좋아지고 많은 분들이 원하면 무언가가 또 일어나지 않을까요? 아직까지는 어떻게 말할 수 없어요. 원래는 시즌2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결말이 아니에요.”



몇 년 동안 영화만 해오던 진선규에게 ‘몸값’을 비롯해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예능 ‘텐트 밖은 유럽’ 등은 올해 큰 도전이었다. 그동안 “난 예능을 못하는 배우”라는 식으로 스스로를 가둬놨다. 자신이 만들어놓은 울타리를 벗어나 더 넓은 환경이 펼쳐진 느낌이다. 이제 좋은 배우들과 함께라면 뭘 해도 괜찮을 것 같다.

“이제 ‘경이로운 소문’ 시즌2를 찍기 시작했습니다. 내년까지 열심히 찍어서 드라마에서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코로나19 기간 동안 찍어둔 '카운트'라는 복싱 영화, '너와 나의 계절’이라는 고(故) 김현식, 고 유재하가 주인공인 음악 영화가 개봉을 기다리고 있고요. 무엇이든지 나오면 관심 가져주시길 바랄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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