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뇌물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5일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전격 소환했다. 정 실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수사의 ‘연결 고리’라는 점에서 신병 확보에 중점을 두고 뇌물 수수 등 혐의를 집중 추궁했다. 검찰이 조만간 정 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정치 공동체’로 규정한 이 대표를 향한 수사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이날 정 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했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평가받는 정 실장은 2013∼2020년 성남시 정책비서관, 경기도 정책실장으로 재직할 당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이른바 ‘대장동팀’과 유착해 총 1억 4000만 원의 뒷돈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정 실장이 대장동팀에서 금품을 전달받은 경위를 집중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수사의 종착지로 꼽히는 이 대표의 개입 및 인지 여부 등에 대해서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엄희준·강백신(반부패수사3부장) 부장검사에 대해 11일 피의 사실 공표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는 등 검찰 수사에 강력하게 반발했다. 반면 검찰은 “정 실장에게 돈을 줬다”는 대장동팀의 진술뿐만 아니라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인적·물적 증거를 통해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또 민주당의 행보에 대해서도 “구체적 근거도 없이 수사팀을 흔드는 것”이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이 정 실장을 상대로 몇 차례 추가 조사를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검찰은 정 실장에 대한 체포 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검찰이 정 실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성공할 경우 이 대표를 향한 수사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서 올 7월 검찰 인사로 개편된 수사팀은 약 4개월에 걸쳐 대장동 의혹에 대한 보강 수사를 진행해 정 실장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대장동팀과 유착 관계를 맺고 청탁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정황을 포착했다. 정 실장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된 그의 혐의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부정 처사 후 수뢰 △부패 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 △증거인멸 교사 등 4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