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0월 생산자 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보다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자 물가는 도매 물가로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상승 폭이 꺾여 고물가 ‘정점론’에 힘이 실린 바 있다.
15일(현지 시간)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1년 전보다 8% 상승했다. 이는 시장이 예상한 상승 폭인 8.3%, 전월인 9월 수치(8.5%)와 비교해도 모두 낮은 수준이다. 월간 상승률로 봐도 10월 PPI는 9월보다 0.2% 오르는 데 그쳐 시장 전망치인 0.4%를 밑돌았다.
가격 변동에 민감한 항목인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10월 근원 PPI는 전년 동월 대비로는 6.7% 상승했고, 전월과 비교하면 변동이 없어(0%) 각각 전망치(7.2%·0.3%)보다 낮았다.
CNBC는 10월 서비스 부문 가격이 9월보다 0.1% 하락한 것을 생산자물가 상승 둔화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서비스 가격이 전달보다 낮아진 것은 팬데믹 기간인 2020년 11월 이후 약 2년 만에 처음이다. 서비스 가격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에너지 가격과 더불어 미국 인플레이션을 지속하게 한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다.
생산자물가 둔화는 지난 10일 발표된 10월 CPI가 시장 전망치(7.9%)보다 낮은 7.7% 상승한 이후 나온 인플레이션 정점론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최근 4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달 금리 인상 폭을 ‘빅스텝(0.5%포인트 인상)’으로 줄이는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더 우세해질 수 있다. 그러나 블룸버그 통신은 “연준은 여전히 물가 억제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며 속도 조절론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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