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논란 등을 풍자하는 만화가 문화체육관광부 보조금을 받는 만화 페스티벌 부대 전시회에서 ‘전시 불허’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KBS에 따르면 만화가 오창식씨가 지난달 부천 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의 부대 전시회용으로 그린 풍자만화가 출품작 50여 점 가운데 돌연 전시 불허됐다.
해당 작품에는 한 남성이 '견찰 YUJI(유지)'라고 말하며 강아지를 쓰다듬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남성의 옷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썩열’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고 남성이 쓰다듬고 있는 강아지의 옷에는 ‘경찰’을 연상시키는 ‘견찰’이 적혀있다.
또 ‘견찰’이라 적혀 있는 강아지 옆 밥그릇에는 ‘논문 YUJI’라고 적힌 종이가 들어있다. 이는 김건희 여사 논문에 담긴 'member yuji(멤버 유지)'라는 문구를 인용해 풍자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우측에는 ‘궁민대’가 적힌 강아지집 위에 '김건희 여사'를 빗대는 듯한 ‘거니’라고 적힌 옷을 입은 강아지가 올라가 있다.
오씨는 해당 작품에 대해 “권력에 좌우되는 경찰과 논문 표절 논란을 풍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씨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2000년대 초반부터 같이 전시를 하기 시작해 이런 상황은 올해 처음”이라며 “’정치적으로 이슈화가 될 것 같아서 저희들(주최 측)이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가들의 창작의 자유, 이런 것이 보정돼야 한다고 항상 외쳐왔는데 제 그림이 정부로부터 일종의 탄압을 받았다고나 할까, 그런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은 문체부에서 국고 보조금 1억2000만 원을 지원하는 행사다. 한국만화애니메이션학회장이 조직위원장을 맡고, 부대 전시회는 학회 회원들의 작품을 모두 전시하는 초청전이다.
주최 측은 전시 불허 사유를 묻는 KBS의 질의에 ‘윤석열차’ 논란을 언급했다. 학회 관계자는 “최근 민감한 이슈들을 고려해 결정이었고 전시 장소도 협소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전시 불허 사실에 대해서 전혀 보고받은 바가 없고, 사전에 개입한 일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제25회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는 '윤석열차'라는 제목의 윤 대통령을 풍자한 만화가 전시돼 논란이 일었다. 해당 만화는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 금상 수상작이었다.
이에 문체부는 당시 부천시 소속 재단법인인 만화영상진흥원이 학생을 대상으로 연 공모전에서 정치적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을 선정해 전시한 것이 행사 취지에 어긋난다고 경고하고, 신속히 조처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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