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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기의 인사이트] YTN 민영화, 발상의 전환 필요하다

김태기 일자리연대 집행위원장(전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포항제철·한국통신 등 민영화돼도

공공성 훼손 않은 채 높은 성장세

YTN도 미디어산업 변화 발맞춰

'勞營 굴레' 벗고 경쟁력 강화할 때





방송과 공기업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YTN을 민영화한다면 일반 사람은 그동안 공기업이었냐고 의아할지 모른다. 하지만 YTN은 민간 기업처럼 보여도 사실상 공기업이다. 그렇다고 다른 공기업처럼 정부의 감독을 받지 않는다. 공영방송을 표방했지만 노조의 입김하에 놓인 ‘노영방송’처럼 됐고 민간 기업처럼 영리사업을 하면서도 수익을 내지 못했다. 정부는 1997년 9월 YTN이 경영 적자 누적으로 존폐의 위기에 놓이자 한국전력이 투자해 경영을 정상화하도록 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나아지지 않자 정부는 최근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전KDN과 마사회가 YTN 주식 31%를 민간에 매각하도록 했다.

민영화라면 무조건 반대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는 YTN 민영화가 국민의 삶에 치명적인 위해를 끼친다고 했다. 같은 당의 국회의원은 YTN 지분 매각이 직권남용 범죄가 될 수 있다고, 또 YTN 노조는 언론의 공공성과 자율성 및 독립성을 해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일반 사람에게 이러한 반대 논리는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YTN과 같은 역할을 하는 방송사가 많고 디지털 기술 덕분에 개인 방송도 즐비하다. 공기업의 적자를 방치하는 것은 정부가 직무를 유기하는 셈이다. 방송의 중립성과 독립성도 국민이 판단한다. 공공이든 민간이든 편파적인 보도를 하면 시청자인 고객의 외면을 받고 광고 수입이 줄어 존립 자체가 어려워진다.

YTN은 복잡한 지배구조와 방송 산업 규제 때문에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의 시장 가치를 평가하는 주식의 시가총액이 YTN은 현재 3000억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민간 기업인 SBS는 6000억 원 정도, 정부의 지원이나 보호가 없지만 규제가 작은 뉴미디어 기업은 더 많아 아프리카TV는 1조 원 정도다. 만일 YTN이 민영화돼 대중음악과 드라마 등 문화 산업에 뛰어들면 가치는 비약적으로 클 수 있다. 예를 들면, K컬처를 선도하는 엔터 기업인 JYP는 2조 원, 하이브는 6조 원 정도다. 그렇다고 민간 기업이 공공성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 기업이 만드는 뉴미디어 서비스는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기에 각광받는다.



정부는 방송과 공기업 민영화에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방송 관련 부처가 문화체육관광부·방송통신위원회·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혼재돼 정책의 방향이 불분명하고, 규제는 많고 복잡해 방송 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공기업 민영화 정책도 분명하지 않다. 공기업으로 남을 이유가 없다면 국민에게 밝히고 과감하게 민영화해야 한다. 포항제철은 민영화 이후 포스코로, 한국통신은 KT로, 한국중공업은 두산으로, 한국담배인삼공사는 KT&G로 바뀌면서 비약적으로 성장해 일자리도 늘렸다. 포스코는 신재생에너지와 해외 자원 개발 등으로, KT는 디지털플랫폼·금융 등으로, 두산은 원전·수소·풍력 등으로, KT&G는 식품·제약 등으로 확장했다.

변화는 위기와 기회의 양면을 갖고 있다. 방송을 비롯한 미디어 산업은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환경이 전면 바뀐 만큼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사양산업으로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조짐은 공영방송의 선진국으로 자처하는 영국의 BBC에서도 보인다. 우리나라는 특유의 위기 돌파 DNA가 있다. 미국의 음악과 영화에 눌려 기를 펴기조차 어려웠던 한국은 세계 무대를 주름잡는 방탄소년단, 세계의 주목을 끄는 한국 영화와 드라마로 나라의 위상도 올라갔다. 이러한 대성공의 뒤에는 민간 기업이 있다. YTN 구성원들이 꿈을 펼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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