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개혁 과제 발굴을 위한 전문가 논의기구인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윤석열 정부에 권고할 근로시간 개편 방안이 공개됐다. 고용노동부가 올해 6월 연장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현재 ‘주(週)’에서 ‘월(月)’ 평균으로 바꾸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는데 더 나아가 최대 연(年) 단위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다만 주52시간 틀을 유지한 채 노사 자율에 맡겨 개편에 한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연구회는 17일 오전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개최한 전문가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근로시간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연구회는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근로시간제도와 임금체계 개편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교수 12명으로 구성된 기구로 올해 7월 출범했다. 연구회는 그동안 논의한 의견을 취합해 다음 달 13일 노동 개혁 정책 권고문을 발표한다.
연구회 소속 권혁 부산대 교수는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이후 70년 세월이 지난 현재 우리 사회는 노동시장 대변혁에 직면하고 있다”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노동시장 규율 체계의 구조적 변화를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배경을 밝혔다. 그는 “2018년 3월 소위 ‘주52시간제’의 주당 총 근로시간 규제가 다양한 시장 상황이나 노동과정의 특성을 고려한 체계적 준비 없이 도입됐다”며 “이로 인한 산업 현장의 적응 비용은 현재도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회 소속 위원들은 연장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현행 ’1주’에서 ‘월 이상’으로 바꿔 노사의 자율적 결정과 선택을 다양화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연구회는 우선 연장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현재 ‘주’에서 ‘월’ ‘월·분기·반기’ ‘월·분기·반기·연’ 등 최소 ‘월’ 단위 이상으로 확대하는 세 가지 방안 중 한 가지를 선택해 정부에 권고하기로 했다. 만일 최대 연 단위까지 확대될 경우 근무시간이 주52시간을 넘는 주가 있더라도 최대 1년 이내 평균 주당 52시간을 맞추면 된다는 얘기다. 연구회는 연장근로시간 관리 단위가 연 이상으로 확대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근로자 건강 문제 등을 고려해 근로일 간 11시간 연속 휴식 등 충분한 휴식을 보장하는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 있다.
연구회는 이 밖에 △근로일, 출퇴근 시간 등에 대한 근로자의 자율적 선택 확대 △근로시간 기록·관리 체계 강화 △근로시간 저축 계좌제 도입 및 다양한 휴가 사용 활성화 △근로시간제도의 현대화 등을 제안했다. 연구회는 권고문 발표 예정일인 다음 달 13일에 앞서 이달 말 토론회를 열고 임금체계 개편 기본 방향도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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