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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고 가야하는데 동성고 왔다”…수능날 아침 '발 동동' 학생도

2023학년도 수능 당일…응원전 없는 조용한 분위기

이른 아침부터 기도하는 학부모…등 토닥이며 배웅도

시험장 잘못 찾아온 수험생 있어 경찰차 타고 이동해





수능날인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성고등학교 정문 앞에서 학부모들이 수험생을 배웅하고 있다. 박신원 기자


“여기 학생이 성동고에 가야 하는데 동성고로 왔대요. 빨리 태워서 출발 출발!”

“용산구 배문고에 가야하는데 동성고로 왔네. 아슬아슬하지만 갈 수 있어요. 얼른 타, 타!”

수능 당일인 17일 서울 종로구 동성고등학교는 입실 가능 시간인 오전 6시30분부터 응원전이 이뤄지지 않는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수험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시험장을 잘못 찾아오거나 신분증을 놓고 온 학생도 있어 경찰의 ‘수험생 긴급 이송 작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몇몇 학생들은 정문에서 부모님과 포옹한 뒤 시험장에 들어갔고, 시험장 앞에서 수능 전 사진을 찍어주는 부모님들도 있었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17일 서울특별시교육청 제15시험지구 제4시험장인 서울 종로구 동성고등학교 정문에서는 오전 7시께부터 기도하는 학부모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아직 해가 완전히 뜨지 않아 어둑어둑했지만,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수험생들의 떨림은 생생했다. 수험생들은 두터운 패딩을 입고 마스크를 쓴 채 한 손에는 도시락을 들고 시험장으로 향했다.

이날 동성고에서는 학교를 잘못 찾아온 수험생이 경찰차를 타고 시험장으로 이동하기도했다. 오전 7시 35분께 수험생 A군은 서울 중구 성동고등학교에 가야 하지만 서울 종로구 동성고등학교로 잘못 찾아왔다며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혜화로터리 중앙에 세워둔 경찰차에 A군을 신속하게 태운 뒤 사이렌을 울리며 시험장으로 이동했다.



수능 당일인 17일 오전 8시 13분께 서울 종로구 동성고등학교에서 경찰이 시험장을 잘못 찾은 학생을 태우고 용산구 배문고등학교로 이동하고 있다. 박신원 기자


입실 시간 이후에 시험장을 잘못 찾아온 사실을 알게 돼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한 학생도 있었다. 입실 종료 시간인 오전 8시 10분을 넘긴 8시 13분께 수험생 B군이 성동고에서 나와 “배문고에 가야 한다”며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서울 용산구 배문고! 20~30분 정도 걸린다. 아슬아슬할 것 같은데 빨리 가야한다”며 학생을 경찰차에 태워 이동했다. 서울 혜화파출소장은 “이런 일이 매년 한 두 건은 있다”면서 “8시 40분 시험 시작 전까지는 들어갈 수 있으니 아슬아슬하게 도착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자녀를 시험장에 데려다 주러 온 학부모들은 자녀와 포옹을 하고 등을 토닥여주며 배웅했다. 아들을 데려다 준 40대 후반 어머니 양 모 씨는 “아들이 잘 찍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양 씨는 “올해 시험 보는 수험생들은 고등학교 1~2학년 때 코로나 때문에 학교를 잘 못 가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까 걱정”이라며 “아들 시험이 끝날 때까지 집에서 기다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수능 당일인 17일 오전 8시 10분 입실 종료 시간에 맞춰 수능 시험장인 서울 종로구 동성고등학교 정문이 닫히고 있다. 박신원 기자


시험장에 자녀를 들여다보낸 뒤에도 입실이 종료될 때까지 시험장을 바라보며 기다리거나 가만히 서서 기도를 하는 학부모들도 있었다. 아들을 데려다 준 아버지 C씨는 “아들한테 ‘스카이(SKY)’ 얘기 할 거 아니니까 시험 편하게 보라고 했다”면서 “너무 고생을 많이 했는데 짧은 시간에 한 번이라도 실수하면 1년을 또 고생해야 하니 공부하는 학생들이 참 안타깝다”면서 웃으며 아들을 배웅했다.

동성고는 입실 종료 시간인 오전 8시 10분에 맞춰 정문을 닫았으나 시험장을 늦게 찾아오는 수험생이 있을 경우에 대비해 8시 35분여까지 쪽문을 열어놓았다. 올해 수능은 전국 84개 시험지구 1375개 시험장과 25개 병원에서 일제히 치러진다. 응시한 수험생은 지난해보다 1791명 감소한 50만 803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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