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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란봉투법’ 이름 바꾼다고 불법 조장 본질 가릴 수 있나


더불어민주당이 ‘노란봉투법’의 이름을 바꾸려 하고 있다. 이에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5일 민주노총과의 간담회에서 “(노란봉투법이) 불법 폭력 보호법인 것처럼 잘못 알려진 것 같다”며 “‘합법 파업 보장법’이나 ‘손배소·가압류 불법 남용 방지법’으로 이름을 바꾸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50여 개 중점 추진 법안을 소개하면서 노란봉투법을 ‘노동 손배소 남용 제한법’으로 지칭했다.

민주당이 노란봉투법의 명칭 변경에 나선 것은 법안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국민 102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71.3%가 노란봉투법에 반대했다. 이 대표도 민주노총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들이 오해해 반대율이 꽤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노란봉투법은 폭력·파괴 행위로 인한 손해만 아니라면 노조와 노조원이 불법 파업을 해도 회사가 손해배상 청구나 가압류를 할 수 없도록 하는 노동조합법 개정안이다.

민주당은 “사측이 노동권 압박 수단으로 손배 소송을 악용한다”며 법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노란봉투법은 기업의 경영 활동을 위축시키고 불법 파업을 조장할 우려가 크다. 민주당·정의당 의원들이 공동 발의한 법안에 따르면 회사 점거 과정에서 시설과 기물을 파괴하더라도 노조 차원에서 계획한 것이라면 개인에게 소송을 걸 수 없다. 또 ‘소송으로 노조 존립이 불가능해지면 소송을 청구할 수 없다’는 단서 조항도 있어 노조까지 빠져나갈 수 있다.



불법 파업에 따른 손해에 책임을 묻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것은 헌법 제23조에 명시된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게 다수 헌법학자들의 지적이다. 노조 파업에 대한 사측의 대항권이 별로 없는 우리나라에서 손배 청구는 불법 파업에 제동을 거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다. 민주당은 법안 명칭을 바꾼다고 불법 조장이라는 본질을 가릴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거대 야당은 꼼수로 국민을 현혹하려는 발상을 접고 산업 현장의 법치 세우기와 노동 개혁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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