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 1주택자가 22만 명으로 5년 전인 2017년(3만 6000명) 대비 6.1배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주택자들이 납부해야 할 종부세 세액은 총 2400억 원으로 5년 전(151억 원)에 비해 15.9배 급증했다. 다주택자를 포함한 전체 종부세 과세 인원도 올해 120만 명으로 5년 전(33만 명) 대비 3.6배 늘었고 총종부세액(4조 원) 역시 같은 기간 10배 폭증했다. 높은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경매에 넘어가는 집이 속출하는 가운데 부동산 세금 부담까지 늘어난 것이다.
특히 올해는 집값이 급락하는 가운데 종부세 부담이 급증해 납세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 가격은 지난해보다 평균 17.2% 올랐다. 반면 올해 1~9월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는 7.14% 떨어졌다. 이에 따라 공시가가 실거래가를 뛰어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실거래가 기준으로 종부세를 계산해보니 공시가 기준 종부세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도 나온다. 정부는 이 같은 사태를 예상해 올해 종부세 특별 공제 3억 원을 도입해 1주택자 기본 공제 기준을 11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높이려 했으나 제동을 거는 더불어민주당의 벽을 넘지 못했다. 종부세 대상자 120만 명은 우리나라 전체 2144만 가구의 5.6%에 해당한다. 당초 ‘부유세’ 개념으로 도입했던 종부세가 이제는 중산층까지도 내야 하는 일반세가 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종부세는 도입 취지에 배치되는 징벌적 제도가 됐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는 기본 공제 상향, 다주택자 중과 폐지, 세율 인하 등을 골자로 한 종부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민주당은 ‘부자 감세’라며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대선 당시 종부세 완화에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조세재정연구원이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 결과 56.9%가 종부세 완화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떨어지는데도 종부세를 더 많이 내야 하는 불합리한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면 여야가 당장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종부세법 수술에 착수해야 한다. 거대 야당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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