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현장에서 딸 김주애를 처음 공개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0일 북한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18일 평양 순안공항에 부인 리설주와 둘째 딸 김주애를 데려가 ICBM 발사를 함께 참관했다.
①대내외 주목 효과=김 위원장이 김주애를 ICBM 발사 현장에 대동해 만천하에 공개한 것은 한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의 관심을 끌기 위함이라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온다. 왕선택 한평정책연구소 글로벌외교센터장은 “9월에 열린 북한 정권 수립 74주년 경축행사에 등장한 소녀를 한국과 중국·영국 등이 김주애로 착각했다”면서 “김주애를 제대로 노출하면 전 세계에서 관심을 보일 것으로 판단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핵은 후대의 안보라는 메시지를 국내에 발신하려는 목적일 수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미래 세대의 안전을 담보할 전략무기 확보를 보여주는 국내적 메시지라는 측면이 있다”며 이 같은 취지로 설명했다.
②핵무기 개발 의지 확인=북한이 비핵화 대신 핵무기 개발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거듭 시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김주애가 국가 핵전략 무력 강화 노선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며 후계자설도 함께 제기했다. 주영대사관 북한공사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도 “‘한미일 등 세계가 중국을 통해 북핵 포기를 달성하려는 것은 일장춘몽에 지나지 않는다’는 강한 메시지를 보내려 한 것”이라고 밝혔다.
③국방무력·업적 과시=김 위원장이 자신의 업적을 과시하기 위해 김주애를 동원했다는 분석도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ICBM 발사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과시한 것”이라며 “실패가 예견됐다면 데리고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이 18일 발사한 신형 화성 17호 무기 체계에 대해 상당한 신뢰감을 이미 갖고 있었다는 뜻이다.
한편 김 위원장은 9월 최고인민회의 시정 연설에서 처음 언급한 ‘북한판 대운하’ 건설을 재차 지시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동·서해를 연결하는 운하를 건설해야 한다는 것은 위대한 수령님의 유훈”이라며 “수령님의 꿈을 기어이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경은 기자 eu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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