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션 화장실에서 손님이 미끄러져 다친 일과 관련해 펜션 측에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울산지법 민사17단독은 펜션 업주 A씨가 피해자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원고 일부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펜션 측이 B씨에게 1270만원 상당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60대 B씨는 지난 2018년 여름 울산의 한 펜션 객실 화장실에서 신은 슬리퍼가 미끄러지면서 넘어져 십자인대 파열 등 부상을 입었다. 이에 B씨는 화장실 타일과 실내화에 미끄럼 기능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미끄럼 방지 매트도 설치되지 않았고, 미끄러우니 조심하라는 안내문도 없었다며 A씨에게 피해 보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A씨는 화장실에 미끄럼 방지용 실내 슬리퍼를 비치했고, B씨의 일행 중 한 명이 화장실을 이용한 후 바닥에 있던 물기로 사고가 났을 수 있다며 손해배상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B씨도 A씨를 상대로 치료비와 위자료 등의 명목으로 2361만원을 지급하라며 맞소송으로 대응했다.
재판부는 펜션 측이 화장실 안전을 유지하는 데 소홀했다고 판단했다.
해당 화장실에 미끄럼 방지 타일이나 미끄럼 방지 매트가 설치돼 있지 않았고, 실내화 역시 미끄럼 방지 기능이 없는 실리콘 재질이었다는 것이다. 특히, 해당 펜션은 계곡 근처이고 야외수영장까지 갖추고 있어 투숙객들이 미끄러지는 사고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데도 사고 조심을 알리는 안내판 등이 없었던 점도 고려했다.
재판부는 “펜션 측이 미끄럼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조치했다면 B씨가 다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B씨 역시 충분히 주의하지 않은 점과 나이 등을 고려해 펜션 측 책임을 30%로 제안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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