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이 21일 중단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면서 1층 로비에서 취재진과의 문답 없이 집무실로 향했다. 대통령실은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도어스테핑을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불미스러운 사태’는 18일 MBC 기자가 집무실로 이동하는 윤 대통령을 향해 “뭐가 악의적인가”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이후 대통령실 비서관과 설전을 벌인 것을 말한다.
윤 대통령이 도입한 도어스테핑은 국민과 열린 소통을 하겠다는 의지의 상징이었다. 국민들이 주요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을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윤 대통령도 부담스러운 질문을 회피하지 않고 입장을 밝혀 신선한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종종 정제되지 않은 답변으로 논란이 빚어졌다. 특히 “민주당 정부에서는 안 했느냐” “과거에는 민변 출신이 도배하지 않았느냐” 등 전(前) 정권과 비교하는 화법은 국민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국정을 책임지는 지도자는 국민이 궁금해하는 사안에 대해 견해를 밝히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은 계속돼야 한다. 다만 준비 없이 국민 앞에 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신중하지 못한 발언은 불필요한 갈등과 혼선을 야기할 수 있다. 차제에 소통 방식을 성찰한 뒤 메시지 준비를 충분히 하는 등 달라진 모습으로 기자와의 만남을 재개해야 할 것이다. 국민을 대표해 대통령을 만나는 언론인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사회 전반의 이슈를 정확히 숙지한 다음 치밀하게 준비된 질문을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 이번 ‘불미스러운 사태’의 MBC 기자처럼 취재원을 만나는 자리에 슬리퍼 차림으로 나타나고 감정 섞인 말싸움을 벌이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대통령실과 기자단이 바람직한 도어스테핑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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