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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기자의 트래블로그]알짜 챙기는 외국계 OTA…국내 여행사 경쟁력 시급


“제주도 내 여행사들은 아직 코로나19 팬데믹 가운데 있어요.” 취재차 제주를 방문했다가 들른 한 여행사의 관계자에게 들은 이야기다. ‘서울발 제주행 비행기가 항상 만석인데 어렵다니 이해가 안 된다’는 질문에 “여행사를 이용하는 것은 단체 손님인데 이 시장은 아직 회복이 안 되고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기자가 만난 전문가들은 팬데믹 자체의 영향뿐 아니라 여행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었다고 이야기를 한다. 국민들의 여행 방식이 패키지 단체보다는 개별적인 항공편·숙소 구매를 통한 자유 여행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이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가속화됐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제주를 찾은 우리 국민 가운데 3.5%만이 패키지를 통해서 여행했다. 이는 2019년(5.5%)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패키지에서 개별 여행으로의 이동뿐 아니라 이런 자유 여행 자체도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자유 여행 시장에서는 이미 국내외 온라인여행사(OTA) 같은 여행 플래폼의 치열한 쟁탈전이 진행 중이다. 시장을 먼저 선점한 곳은 외국계 업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최근 통계인 2018년 집계에 따르면 국내 숙박 중 익스피디아·부킹홀딩스 등 외국계 OTA의 비중은 32.4%로 국내 OTA의 32.5%와 대응했다.

하지만 5성급에서는 31.9% 대 29.4%, 4성급은 33.8% 대 24.0%, 3성급은 42.5% 대 28.3%로 외국계 비중이 훨씬 높았다. 외국계들이 알짜를 챙기고 있는 것이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외국계 OTA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더 높아졌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외국인의 한국 여행은 사실상 해외 OTA의 독무대다.



물론 국내 업체들도 잠자코 있는 것은 아니다. 인터파크·야놀자·트립비토즈 등도 영업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글로벌 플랫폼들에 비해서는 많이 부족하다. 외국계 OTA들의 활동 증가는 사실상 국부 유출로 이어진다. 2019년 외국계 여행 플랫폼에 지급된 수수료만도 3조 원이나 된다고 한다. 자유 여행이 늘어나면서 여행 플랫폼이 필수품이 된 상황인데 이런 이익이 해외로 유출된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우리 국민의 여행 수요에 맞추고 또 글로벌 OTA들과의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 토종 여행 플랫폼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하는 이유다. 우리 플랫폼들이 외국인의 글로벌 여행을 중개하는 것도 먼 미래의 일만은 아니다. 또 우리 오프라인 여행사들의 디지털화가 긴급한 상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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