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넘버원'이 로컬 버라이어티 예능의 새 지평을 연다. 자극적인 콘텐츠가 난무하는 가운데, 무공해 웃음을 선사하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유재석 이광수 김연경이라는 신선한 조합을 안고 한국의 미를 널리 알린다는 의도가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통할지 주목된다.
23일 오전 넷플릭스 예능 '코리아 넘버원' 제작발표회가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방송인 유재석, 배우 이광수, 배구 선수 김연경과 정효민 PD, 김인식 PD가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코리아 넘버원'은 유재석, 이광수, 김연경 3인이 한국의 넘버원 장인을 찾아가 전통 노동을 체험하고, 그날의 넘버원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프로그램이다. 김PD는 "K팝, K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는 때, 한국 자체를 소재로 잡아보면 어떨까 생각하며 시작됐다. 세 명의 노동을 통해 다양한 한국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정PD는 "넷플릭스 시리즈에서 볼 수 없는 구수한 제목이라 걱정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기억에 남았으면 했다. 무게 잡고 보기보다 편하게 들어가서 보는 프로그램을 지향했다"고 소개했다.
신선한 조합은 가장 큰 재미 포인트다. 세 출연자는 이날 제작발표회에서도 남다른 입담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정PD는 "'코리아 넘버원'이라고 했을 때 이 세 명의 조합 이외를 생각할 수 없었다. 제작진과 다 함께 떠올렸던 인물들"이라며 "모실 수만 있다면 좋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성공했다"고 만족해 했다.
유재석과 정PD는 JTBC '투유 프로젝트 - 슈가맨', tvN '일로 만난 사이' 등에 이어 세 번째로 만났다. 그는 "평소에도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는데 '코리아 넘버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다른 곳에서는 하지 않는 특별함이 있다고 생각했다. 대한민국의 문화에 대한 전 세계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 시기에 넷플릭스를 통해 나도 우리나라 문화를 더 깊숙이 배울 수 있었다"고 했다.
'코리아 넘버원'이 첫 고정 예능인 김연경은 "현역 운동선수로 뛰고 있으니까 이걸 해도 되나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놓으며 "취지가 정말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고, 유재석 이광수가 함께 하니 정말 재밌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부담감이 없었던 이유는 두 사람 덕분"이라고 말했다. 유재석은 "김연경이 첫 회에 이어서 3회째부터 우리들에게 마음을 열고 가까워진다. 이전부터 김연경을 좋아했지만 부쩍 친해졌다"고 귀띔했다.
유재석은 "김연경과 이광수가 꼭 같이 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한 적이 있다"며 두 사람의 닮은꼴 케미를 강조했다. 이어 "두 사람이 모두 바쁜 활동을 하기 때문에 만남이 성사될까 했는데 정말 기뻤다. 두 사람의 케미는 기대 이상"이라며 "기본적으로 예능감도 뛰어나지만 마음 씀씀이가 좋다. 배려에서 나오는 케미를 보장한다"고 말했다. 이광수는 "나도 (닮은 것을 보고) 정말 놀랐다"며 "팬이었고 꼭 만나보고 싶었다. 멋있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동생"이라고 친근함을 드러냈다.
관련기사
이들은 기와 만들기, 장 담그기, 낙지 잡기 등 한국적인 색채가 짙은 체험을 했다. 전국 8도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한국의 모습을 담았다. 김PD는 "한국 사람이라면 한 번이라도 들어봤을 아이템이다. 들어는 봐도 직접 체험해 본 경험은 많지 않을 텐데 그 안에 신기하고 신비로운 것이 많다"며 "세명이 노동하면서 익숙한 것들의 새로운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였다. 이 아이템이 익숙하지 않은 해외 시청자들도 한국과 좀 더 가까워지면 어떨까 싶었다"고 말했다.
의미 있는 땀을 흘리는 이들의 모습은 재미를 더한다. 유재석은 "힘들었던 체험 중에 하나만 꼽으라고 하면 한산모시짜기가 기억에 남는다"며 "학교에서 배우기도 했지만 한산모시가 그렇게 만들어지는지 몰랐다.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속을 확실하게 들여다보고 온 가치 있는 시간이었다"고 예고했다. 김연경은 "이렇게 힘든 건지 알았으면 안 했을 거라고 했다"고 운을 떼 폭소케 했다. 그는 "하나를 꼽기 힘들 정도"라며 "첫날 기와 만들기는 더운 날이기도 했고 '이 프로그램이 이런 거였나' 놀랐다. 둘째날 고추장을 담그는데 퍼도 퍼도 끝나지 않는 고추장이 힘들었다"고 예고했다.
노동 후 새참은 깨알 재미다. 출연자들은 너도나도 기억에 남는 음식을 이야기하며 입맛을 다셨다. 유재석은 "노동을 한 뒤 먹는 음식은 뭐가 되는 정말 맛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정PD는 "일부러 연출한다기보다 현지에서 먹을 수 있는 가장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보는 사람들도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우리도 촬영하면서도 편집하면서도 군침 삼키고 같은 음식을 시켜서 먹을 정도였다"고 했다.
점프슈트 콘셉트가 3회 만에 바뀐 것은 이유가 있다. 정PD는 "너무 더울 때라 땀에 흠뻑 젖은 모습을 볼 수 있다. 과욕이었다 싶어서 투피스로 바꿨다"고 밝혔다. 유재석은 "좋은 반응을 얻었으면 하는 마음에 여러 가지를 하다가 넷플릭스 '오징어게임'도 그렇고 점프슈트를 입은 작품이 실패한 적이 없다고 하더라. 보기에는 어떨지 몰라도 일할 때 제약이 많아 3회 만에 옷을 바꿨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유재석은 "케미도 케미고 열심히 땀을 흘렸다.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우리 문화에 깊숙이 들어가서 느낀 것들이 많다. 이 모든 것들이 '코리아 넘버원'에 담겼다"며 "시즌2가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8편의 장인들을 만나고 나니 다른 장인들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여름 동안 많은 제작진들과 만든 '코리아 넘버원'을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한다"고 시청을 당부했다.
정PD는 "'코리아 넘버원'은 보기 편한 예능이다. 쉽게 40분을 순삭(순간삭제)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넷플릭스에서 전체관람가 등급 받은 프로그램이 많지 않다고 하더라. '코리아 넘버원'은 어린이들과 함께 봐도 편하고 어린이들도 좋아할 만한 프로그램"이라고 추천했다.
한편 '코리아 넘버원'은 오는 25일 전 세계 190여 개국에 공개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