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났는데 유포물을 봤다는 문자들이 쌓여 있어 놀랐어요. 집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갈 수 없었어요. 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디지털성범죄 피해자들은 피해 촬영물과 개인 신분이 노출되며 많은 상실과 트라우마를 경험한다. 자신의 유포물을 봤다며 수없이 많은 연락을 받거나 학교나 직장 등에 피해 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워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를 기피하고 경제활동을 하지 못해 사회적으로 고립되기도 한다. 피해자들이 피해지원기관을 찾아가는 것조차 큰 용기가 필요하다.
여성가족부 산하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는 피해자가 처한 상황을 고려해 피해 촬영물 삭제부터 일상 회복까지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피해자지원센터는 피해자들에게 심리 치료와 의료 지원뿐 아니라 노무지원, 경제적 지원, 법률 지원 등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여가부는 “국정과제인 ‘5대 폭력(권력형 성범죄, 디지털성범죄, 가정폭력, 교제폭력, 스토킹범죄)’ 피해자 지원을 꾸준히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해자지원센터는 “수사 의뢰 및 해외 유관기관과의 협력 등 다양한 삭제 지원 방안을 찾고 있다”면서 “피해자를 혼자 두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피해자지원센터를 통한 상담·수사·법률지원연계 등 지원 서비스는 지난해 10월 15만 1748건에서 올해 10월 20만 9429건으로 38% 급증했다. 특히 피해 촬영물 삭제 지원은 같은 기간 13만 6157건에서 19만 2092건으로 41% 급증했다.
유관기관 협력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위장수사 제도를 적극 실시해 올해 8월까지 약 1년간 총 261명의 디지털성범죄 피의자를 검거했다. 경찰은 “특히 공범을 추적하거나 별도의 범죄 혐의를 발견하는 데 있어 상당히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피해자에 대한 법률 지원도 광범위하게 이뤄진다. 2015년부터 시흥여성의전화에서 법률 지원하고 있는 서성민 변호사는 “연인 관계나 다중이용장소에서의 불법 촬영, 미성년자에게 촬영물 등을 이용해 협박하는 사건은 여전히 많이 발생한다”며 “피해자가 시흥여성의전화와 같은 단체에 상담 요청을 하게 되면 초기 상담부터 법적 절차 전반을 함께한다”고 밝혔다.
피해자지원센터는 피해자가 자신의 일상을 찾아가는 것을 목표로 피해를 수습하는 전 과정을 함께하고 있다. 한 피해자는 “지금까지 피해자지원센터에서 삭제해주신 피해 촬영물만 1만 건이 넘는다”면서 “힘들 때마다 잘 견디고 있다고 삭제는 센터가 할 테니 밥 먹고 잠 잘자는 것에만 집중하라 말해주시는 선생님이 계셔서 견딜 수 있었다”고 말했다. 피해자지원센터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 지원하고 있다”며 “피해자가 요청하는 때가 언제든 함께할 것임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