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의 미드필더 페데리코 발베르데(24·레알 마드리드)가 한국 축구 대표팀과의 경기에서 이강인(21·마요르카)에게 거친 태클을 한 후 어퍼컷 세리머니하며 포효하는 모습을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우루과이와 0대0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양팀은 결정적인 찬스를 주고받으며 팽팽한 경기를 펼쳤다.
이강인은 후반 29분 나상호(26·FC서울)와 교체돼 경기장을 누볐다. 그라운드를 밟은 이강인은 패스와 드리블로 상대 진영을 흔드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우루과이 중원의 핵심 발베르데는 한국의 쉴새없는 압박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발베르데는 후반 추가 시간 이강인이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고 우루과이 진영을 파고들자 강한 태클로 막아섰다. 발베르데는 태클에 성공한 후 갑자기 주먹을 휘두르며 포효하더니 넘어져 있는 이강인을 한동안 내려다봤다. 이에 이강인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고 경기를 이어나갔다.
앞서 발베르데는 2017년 한국에서 개최된 FIFA U-20(20세 이하) 월드컵 포르투갈과의 8강전에서 후반 5분경 페널티킥을 성공한 뒤 양손으로 눈을 찢는 세리머니해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켰던 선수다. 눈을 찢는 행위는 서구권에서 눈이 상대적으로 작다고 여겨지는 아시아인들을 비하하는 인종차별적 행위다.
발베르데는 당시 경기 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절대 의도적이지 않았고 비하의 의미로 받아들여졌다면 사과한다"며 "자신의 친구를 위한 세레모니"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후 공개된 라커룸 사진에서도 당시 많은 우루과이 선수들이 단체로 눈을 찢는 포즈로 사진을 찍어 이 같은 해명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발베르데는 한 주 뒤 열린 이탈리아와의 U-20 월드컵 3·4위전 경기에서 해당 행동을 이유로 야유를 보내는 한국 관중들을 향해 '더 크게 소리 질러 봐라'는 듯 두 손으로 귀를 감싸며 도발하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발베르데는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치열한 경기였다. 전반전에는 한국이 굉장히 잘했다. 볼을 뺏어 오는 데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수비와 공격에서 다 어려웠다. 하지만 후반전부터는 우리 플레이가 잘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별리그 첫 경기였기 때문에 골을 넣고자 노력을 했다. 이번 경기를 통해서 다시 한번 모니터링을 하고 개선해야 할 부분을 볼 것이다. 90분 동안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FIFA는 한국과 우루과이 경기에서 공식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로 발베르데를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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