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슛돌이’ 이강인(21·마요르카)이 가나전에 선발 출전할 수 있을까.
이강인은 월드컵 최종 명단 발표 직전까지도 카타르행이 불투명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 철저히 외면당한 탓이다. 지난해 3월 일본과 평가전(0 대 3 패)을 끝으로 부름을 받지 못했고 올 9월 A매치에 소집됐으나 2경기 동안 1분도 뛰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
최종 엔트리가 23명에서 26명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어렵게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출전 가능성은 작게 점쳐졌다. 하지만 성실하게 훈련에 임한 끝에 벤투 감독의 마음을 돌렸다. 카타르 현지 훈련에서 벤투 감독이 그를 따로 불러 꽤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포착됐다. 결국 그는 24일 우루과이와 H조 1차전에서 후반 29분 나상호(서울)와 교체돼 꿈에 그리던 월드컵 무대를 밟는 데 성공했다.
이강인은 투입 직후 정확한 볼 키핑과 넓은 시야, 날카로운 침투 패스 등 짧은 시간에도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후반 32분에는 중원에서 정확한 패스를 올려 조규성(전북)의 슈팅 찬스를 만들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빠르게 치고 나가는 패스가 좋다. 수비적으로도 좋은 면모를 보였다”며 이강인의 활약에 흡족해했다.
가나전 선발 출전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강인은 “가나도 당연히 강한 상대일 것이다. 좋은 점이 많은 팀이라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이어 “기회가 왔을 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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