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대(對) 일본 수출이 부진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2020년 1월 31일 발효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유럽에서 벗어나 단일 경제권을 형성한 이후 처음으로 양자 무역협정인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나라로, 최근 재점화한 ‘브렉시트 효용’ 논란에 불을 지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6일(현지 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올 상반기 영국에서 일본으로의 수출은 119억파운드(약 19조1800억원)로 전년 동기 기록인 123억파운드(약 19조8300억원)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보면 같은 기간 상품과 서비스 수출은 각각 4.9%·2% 줄었다. 가디언은 “이는 비(非) 유럽연합(EU)국들과 직접 무역을 하는 것이 영국에 더 유리할 것이라던 브렉시트 지지자들의 주장과는 거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현 집권 세력이자 브렉시트를 성사시킨 영국 보수당 정부는 이후 2020년 10월 일본과 FTA를 맺으며 150억파운드에 달하는 교역 증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시 외무 장관으로서 일본과의 FTA 체결을 총괄한 인물이 지난달 ‘감세안 논란’으로 사퇴한 리즈 트러스 전 총리다. 그러나 FTA 체결 이후 첫 성적인 2021년 1월 영국의 대일 수출은 237억파운드로 브렉시트 발효 전인 2020년 249억파운드보다 오히려 감소했다.
최근 영국의 무역 통계는 브렉시트로 일본뿐 아니라 다른 나라와의 교역 규모도 위축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브렉시트 발효 이후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입과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재무부 산하 예산책임청(OBR)은 최근 브렉시트가 영국의 GDP를 매년 4%씩 감소시키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해 현지에서 브렉시트의 경제적 피해에 대한 논쟁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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