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변호사 등 ‘대장동팀’의 핵심들이 연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폭탄 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대부분 ‘전언’에 불과해 증거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수사와 재판의 향배는 결국 주요 진술의 진원지이자 베일에 싸인 지분관계의 비밀을 알고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의 ‘입’에 달려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전날 남 변호사를 불러 조사했다. 남 변호사는 구속만료 출소 직후부터 법정 안팎에서 폭로를 쏟아내면서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의 사건의 ‘키맨’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지난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대장동 배임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재명의 의지에 따라 저희 일(대장동 사업)이 다 진행됐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이재명 (당시) 시장 측 몫 지분이라는 것은 공유나 합유가 아닌 '총유(사단 등이 집합체로서 물건을 소유)'로 보면 되나"라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측 변호인의 질문에 “저는 그렇게 이해한다”고 말했다. 변호인이 “총유라면 그 단체의 목적은 이재명 시장의 대선까지도 염두에 둔 것으로 알았나”라고 묻자 “대선을 염두에 두셨던 것으로 알고 있다. 도지사 선거와 대선 경선, 대선, 노후 자금 정도를 생각하셨다고 유 전 본부장에게 들었다”고 말했다. 또 누구에게 들었는지를 묻자 “구체적인 건 유 전 본부장에게 듣고, 김씨는 돌려서 얘기했다”고 대답했다.
대장동 사업이 수월하게 풀리게 할 용도로 이 대표에게 ‘천화동인 1호’라는 열매를 쥐어줬다는 게 남 변호사의 주장이다. 그는 ‘이 시장 측 몫(천화동인 1호 지분 일부)’의 의미에 이 대표뿐만 아니라 ‘유동규·정진상·김용’ 등 측근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밝히는가 하면, 대장동 사업 지분 결정권도 이 시장의 의사에 달렸었다고 진술했다.
남 변호사가 이 대표에게 치명적인 진술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 출처를 김씨나 유 전 본부장에게 돌려 진술의 신빙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남 변호사는 자신의 혐의에 관해선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해 ‘유리한 진술만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한 상태다.
결국 남 변호사 등의 진술에 설득력이 담보되려면 원진술자라 할 수 있는 김씨가 입을 열어야 한다. 다만 김씨는 구속만료 출소 전부터 "어떤 언론과도 인터뷰하지 않겠다"면서 “법정에서 모든 걸 말씀드리겠다"며 침묵을 지키고 있는 중이다.
관전 포인트는 다음달 2일 예정된 재판이다. 김씨 측이 남 변호사를 상대로 증인신문이 예정된 가운데 이 과정에서 김씨와 남 변호사 간 질답이 오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남 변호사는 이날 예정된 곽상도 전 국회의원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 공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어서 그가 이른바 ‘50억원 클럽’과 관련한 폭로도 쏟아낼지 관심이 모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ljs@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