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웹소설 원작 드라마의 돌풍이 거세다. 최근 방영을 시작한 JTBC ‘재벌집 막내아들’이 6회 만에 시청률 14.9%를 달성하며 올해 최고 흥행작에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마지막 회 시청률(17.5%)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러한 인기에는 웹툰·웹소설 원작 드라마의 특징이 큰 역할을 했다.
29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재벌집 막내아들’은 18일 방영된 1회에서 6.1%의 시청률을 기록한 이후 꾸준한 시청률 상승 추이를 보이고 있다. 판타지 회귀물이라는 기존 드라마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소재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과거로 회귀해 복수를 펼치고, 기억을 이용해 압도적 입지를 구축해 나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전하고 있다. 동명의 원작 웹소설은 연재 당시부터 큰 인기와 관심을 받았고, 웹소설계에서 ‘재벌물’이라는 새 장르를 만들었을 만큼 영향력이 컸다.
웹툰·웹소설 활용은 최근 드라마 제작의 트렌드다. 올해 흥행한 드라마들을 살펴보면 웹툰·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 많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술꾼도시여자들’ ‘사내맞선’ ‘내일’ ‘어게인 마이 라이프’ ‘징크스의 연인’ ‘키스 식스 센스’ ‘내과 박원장’ ‘금수저’ 등이 모두 웹툰·웹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이는 웹툰·웹소설 IP가 기존 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신선한 소재와 설정을 사용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소위 ‘회·빙·환'으로 불리우는 회귀물·빙의물·환생물은 웹툰·웹소설 계에서는 이미 오래된 소재지만, 드라마에서는 사용된 적이 거의 없었다. ‘어게인 마이 라이프’와 ‘내일’이 대표적인 회빙환 작품이고, ‘재벌집 막내아들’ 역시 재벌물과 회귀물의 결합이다.
또 최근 기술력 발전으로 웹툰이나 웹소설에서만 표현이 가능했던 환상적인 묘사들이 영상으로 구현하기 수월해 졌다는 점도 한 원인이다. 넷플릭스의 ‘지금 우리 학교는’이나 ‘스위트홈’, 내년 공개가 예정된 티빙의 ‘방과후 전쟁활동’, 앞으로 제작에 들어갈 ‘하이브’도 영상 기술의 발전이 없었다면 구현이 불가능하다.
인기가 검증된 원작이 있다는 점도 제작이 늘어나고 있는 원인 중 하나다.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기존 드라마와 달리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IP를 원작으로 하는 경우 작품성과 함께 기존 팬들의 유입 또한 보장할 수 있다. ‘재벌집 막내아들’의 경우도 기존 팬덤의 드라마에 대한 비판은 있으나 팬덤 대부분을 시청 층으로 유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경향은 향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티빙은 퇴마 판타지 ‘아일랜드’와 ‘술꾼도시여자들’ 시즌 2를 다음 달 공개한다. MBC는 ‘금수저’의 인기를 이어갈 ‘금혼령’을 방영한다. ‘우영우’의 ENA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를 방영 중이고, 판타지 스릴러 ‘사장님을 잠금해제’를 다음 달부터 방영한다. 웨이브는 11월 ‘청춘블라썸’과 최근 인기인 ‘약한영웅 Class1’을 공개했다.
디즈니플러스는 일본의 거장 미이케 다카시 감독과 협업한 판타지 스릴러 ‘커넥트’를 다음 달 7일 공개한다. 넷플릭스는 내년 SF ‘택배기사’ , 스릴러 ‘마스크걸’ ‘살인자ㅇ난감’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와 ‘스위트홈’ ‘D.P.’의 차기 시즌을 공개한다. ‘지금 우리 학교는’의 다음 시즌과 ‘사냥개들’ ‘이두나!’ ‘닭강정’ 등도 제작에 들어간다. 디즈니플러스는 강풀의 인기 웹툰 ‘무빙’과 ‘마녀’, 스릴러 ‘비질란테’를 내년 중 공개할 예정이다. tvN도 내년 판타지 ‘성스러운 아이돌’을 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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